“나의 관심사는 이 나라를 보다 균형 있게 발전시켜 보다 충실하고 질 높은 번영으로 이끌어 영광스러운 국가, 자랑스러운 민족으로 만드는 것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가에 있다.”-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중에서
“인류의 모든 발전은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주도 아래 이루어졌다. 세상을 밝게 맑게 바르게 보고 이 사회에 보탬이 될 목적으로 살면 할 일은 태산처럼 많다”-1983년 신입사원 특강 중에서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 있고 건강한 한,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낙관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중에서
‘불굴의 개척자’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아산의 생애와 업적을 되새기는 기념식이 지난 2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국내를 대표하는 정계와 재계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기념식엔 정홍원 전 국무총리(아산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위원장)를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관·재계 및 언론계·학계·사회단체 관계자, 가족 대표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정주영 명예회장 가족 및 범 현대사 임직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특히 재계에선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외교사절로는 마크 리퍼트(Mark Lippert) 주한 미국대사, 찰스 헤이(Charles Hay) 주한 영국대사, 파비앙 페논(Fabien Penone) 주한 프랑스대사가, 학계에서는 성낙인 서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이영무 한양대 총장 등이 참석해 정 명예회장이 현대사에 남긴 의미와 유지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오후 5시 기념식에 앞서 범현대가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아들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1시간 전 기념식장에 도착해 현장 준비 과정을 꼼꼼히 점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기념식장 바로 옆에 마련된 부친의 생전 활약상이 담겨 있는 사진전을 보면서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고.
오후 4시 30분께부터 주요 인사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정몽구 회장의 동생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함께 수백여명의 방문객을 맞는 모습을 보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정몽구 회장이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악수를 건내기도 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정의선 부회장과 웃으며 악수를 하는 등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뒤를 이어 최태원 회장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이 도착했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주요 범현대가 가족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날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이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회장을 지내면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정몽구 회장 바로 옆자리에 앉아 각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정몽구 회장은 가족 대표 인사말을 통해 “선친께서 이루신 필생의 업적들을 되돌아 보니 다시 한번 깊은 감회와 더불어 무한한 존경과 그리움을 금할 길이 없다”며 “저희 자손들은 선친의 뜻과 가르침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축사에서 “정주영 회장이야말로 ‘대한민국 1세대 벤처기업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정주영 회장의 불꽃 튀는 창의력과 끝없는 모험적 도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결국 성취해 내는 개척정신은 오늘날 디지털시대, 벤처시대에도 여전히 통하는 진리”라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추억했다.
특히 “정주영 회장은 자신을 항상 부유한 노동자라고 표현했듯이 현장을 중시하는 현장 책임자와 같은 자세로 일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치열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오늘날 기업인들에게 큰 교훈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 청년들에게도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정홍원 기념사업위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아산은 전후 황무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처음부터 중후장대형 생산기업으로 사업을 펼쳤고, 가장 먼저 해외시장을 개척한 한국 경제의 선구자였다”며 “단순한 기업인이 아니라 국가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국내 사회간접시설 건설을 주도하고 서울올림픽 유치에 적극 참여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한 애국자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불굴의 도전을 계속해 온 아산의 의지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좌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는 30여년 전 정주영 명예회장과 함께 참여했던 ‘해변 시인학교’ 시절을 회고하며 “손수레를 앞장서서 끌고 가시던 모습과 언제나 새로운 세계로 거리낌없이 앞장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내시던 일이 떠오른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진실된 인간됨을 보여주고 어울려 함께 하시던 회장님을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은 1915년 강원도 통천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한국이 산업화와 국제화로 나아가는 주요 고비마다 큰 족적을 남기며 시대를 이끈 현대사의 개척자로 평가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평생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과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대한민국의 산업과 경제의 큰 기틀을 다져 부강한 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창조적 기업가 정신과 강한 추진력으로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을 설립해 세계 시장에 진출했고,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우디 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 서산간척지 개발 등 국내외 수많은 사업을 이끌었다.
특히 한국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유치했으며, 1998년에는 소떼를 몰고 방북해 남북 평화의 초석을 놓았다. 아산은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재계의 리더로서 활동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해 우리 사회와 이웃을 위하는 삶을 실천했다.
평생 성실과 근검의 삶으로 일관했던 아산은 2001년 3월21일 향년 86세로 세상과 등을 지고 떠났지만 그가 보여준 불굴의 개척정신과 삶의 모습은 아직도 모든 기업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주고 있다.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 연보>
1915. 11.25.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 출생
1930. 3. 송전공립보통학교 졸업
1938. 1. 미곡상 경일상회 개업
1946. 4. 현대자동차공업사 설립
1947. 5. 현대토건사 설립
1950. 1. 현대건설 설립
1965. 9. 국내 최초 해외 건설 공사 진출, 태국 고속도로 건설 공사 수주
1967. 4. 소양강 다목적댐 건설 공사 착수(1973년 12월 완공)
1967. 12. 현대자동차 설립
1968. 2. 경부고속도로 착공
1970. 1. 현대시멘트 설립
1971. 2. 현대그룹 회장 취임
1973. 12. 현대조선중공업 설립
1974. 2. 현대엔지니어링 설립, 현대자동차서비스 설립
1974. 6. 현대울산조선소 준공
1976. 2.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 수주
1976. 12. 현대종합상사주식회사 설립
1977. 2.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취임(1987년까지 5선 연임)
1977. 7. 아산사회복지재단 설립, 이사장 취임, 현대정공 설립
1981. 5. 서울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 취임
1981. 9. 88서울올림픽 유치
1982. 7. 대한체육회 회장 취임
1983. 2. 현대전자 설립
1984. 2. 서산 간척지 물막이 공사(유조선 공법 시도)
1986. 11. 현대산업개발 설립
1987. 2. 현대그룹 명예회장 취임, 전국경제인연합회 명예회장 취임
1992. 1. 통일국민당 창당
1992. 3. 제14대 국회의원(전국구) 당선
1992. 12. 대통령 선거 출마
1998. 6. 통일소 500마리와 함께 방북
1998. 10. 통일소 501마리와 함께 방북
2001. 3. 21.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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