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은행 개막, 금융권 ‘지각변동’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1-30 23:15:03 댓글 0
‘인터넷은행 1호’ 향한 경쟁, 지금부터 ‘치열’


▲ 사진(인터넷 은행) : 23년 만에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사업자로 한국카카오은행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한국카카오은행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에 최종 선정된 가운데 인터넷 은행의 탄생이 금융당국의 기대처럼 한국 금융권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금융위원회는 7개 분야의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의견을 바탕으로 카카오가 이끄는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은행) 컨소시엄과 KT가 이끄는 케이뱅크 컨소시엄이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결정을 내렸다. 신규은행 설립이 인가된 것은 지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에 최초다.


앞서 외부평가위원회는 11월27일부터 29일까지 인터넷 전문은행 신청 업체들을 상대로 서류심사 및 개별 프리젠테이션 심사를 마쳤다.


카카오컨소시엄에 대해 외부평가위원회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사업초기 고객기간 구축이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사업운영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 평가했다.


케이뱅크에 대해선 “참여주주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다수의 고객접점 채널을 마련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접근의 편의성 부문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날 금융위는 두 업체의 예비인가 결정을 내리는 동시에 부대조건으로 먼저 은행업을 전자금융거래 방법으로 운영하는 것을 제시했다. 또 은행업 영위와 관련된 조직, 인력, 전산설비 등 물적 시설을 갖춘 후에 은행업 본인가 신청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예비인가자는 관련 법령에 부합하도록 경영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등 내부통제 체계를 사전에 충실히 구축히 신설 은행의조기 경영안정에 노력하길 바란다”며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과 전산보안 리스크 방지 방안을 더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마련해 달라”고 이번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은 업체에게 당부했다.


첫 인터넷 은행 티켓을 거머쥔 두 곳은 혁신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의 가능성과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인터넷 은행은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 운영돼 임대료, 인건비 등의 비용이 적게 들고, 그만큼 예금금리를 더 주거나 대출금리를 깎아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기존 은행권과 차별화된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금융권의 경쟁 구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중금리 대출 시장의 활성화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우선 인터넷 은행이 출범하면서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중금리 대출의 활성화. 지금껏 정부는 연 10%대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독려해 왔다. 그러나 업계가 이를 외면해왔던 것.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 12개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실적은 1만5888계좌, 914억7000만원으로 전체 신용대출(115조원)의 0.3% 수준에 불과했다. 29개 저축은행이 판매하는 56개 중금리 상품의 대출 잔액 역시 3921억원으로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 121조1000억원의 3.2%에 그쳤다.


업계는 저신용 고객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위험요소를 우려, 중금리 대출 상품의 출시에 난색을 표했고, 일부 시중은행 등이 저신용 고객을 위해 10%대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실적저조현상이 발생한 점이 업계가 외면하게 된 이유다.


그러나 인터넷 은행에 선정된 두 기업은 하나같이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일제히 밝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대출이 전체의 절반, 중금리 신용대출이 3분의 1가량이 될 것이라며 밑그림을 잡았다. 카카오은행 역시 주주로 참여한 SGI서울보증을 통해 초기 위험을 최소화함으로써 중금리 대출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출현, 기존 금융권에서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는 소상공인 등 대상의 중금리 신용대출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바일을 통한 원스톱 금융서비스가 활성화하는 등 소비자 편익이 증대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이 출현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유관산업까지 더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고 덧붙였다.


반면 우려도 나온다. 은행법 개정안 자체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관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이들 컨소시엄이 당초 계획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인터넷전문은행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선 은산분리를 규정한 은행법 개정안의 국회통과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한편 앞으로 예비인가를 받은 한국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 은행은 인적·물적 요건 등을 갖춰 개별적으로 본인가를 신청하게 된다. 금융위는 관련 법령에 따른 검토와 금융감독원 확인 과정을 거쳐 본인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하고 있다. 영업개시 시기는 예비인가자의 경영전략과 사업계획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인터넷은행 1호’를 향한 경쟁은 지금부터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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