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잇단 매각설에 사면초가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2-04 00:08:17 댓글 0
“낭설이다” 난색 표하면서도 어려워진 경영환경에 ‘뒤숭숭’
▲ 카드업계가 업황 부진에 따른 연이은 매각설로 ‘뒤숭숭’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카드업계가 뒤숭숭하다. 곳곳에서 국내 대형 카드사들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 정부의 수수료 인하 정책과 맞물린 카드업계는 은행 체크카드의 장려로 점점 더 악화일로에 빠져들고 있는데, 이에 수익성 부진이 수면위로 드러나자 매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 지난 11월17일 삼성카드의 매각설이 나돌았다. 삼성그룹이 전자와 생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71.86% 매각을 농협금융에 제안, 이에 농협이 인수를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는 후문이 돌면서 업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후문에 삼성카드 측은 “낭설이다”는 입장을 일제히 밝혔고, 매각설에 완강히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카드의 지분을 37.5%나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에 삼성그룹의 금융 부문의 정리가 시작된다면 1순위가 삼성카드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 체재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는 삼성의 핵심 강조사항이 ‘역량 집중, 조직 슬림화를 통한 실속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적부진이 지속되거나 불필요한 사업부분은 과감히 정라하려는 모양새도 나온다.


더욱이 삼성카드는 지난 2010년 신세계그룹으로 매각될 것이라는 설이 나오기도 했는데, 삼성카드는 당시에도 부인한 바 있다. 이에 이번 매각설은 비단 ‘설’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카드도 구름위에 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카드는 현대차와 GE캐피탈의 합작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앞서 지난 2005년 GE캐피탈은 현대차그룹과 합작을 시작하면서 6783억원을 투자해 현대캐피탈 지분 43.3%, 현대카드 지분 43%를 매입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GE캐피탈은 금융사업 축소를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지분 매입 당시 계열 기간 설정 10년이 지난해 말 만료됨에 따라 전 지분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GE캐피탈이 처분하는 현대카드의 지분을 모두 인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대차그룹이 지분 인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지분 매각이 답보상태에 들어갔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GE캐피탈이 매물로 내놓은 지분 가운데 현대캐피탈 지분만 매입하기로 결정했고, 현대카드 지분은 제3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현대카드 지분 인수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는 이미 현대차그룹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지분 36.9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롯데카드는 호텔롯데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등으로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면서부터 롯데카드 매각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을 강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롯데카드의 매각설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롯데카드 매각설이 비단 ‘설’ 뿐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는 이유가 바로 공정거래법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호텔롯데가 지주사가 되려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사업을 2년 이내에 손을 떼야한다. 실제 지난 2003년 LG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LG증권, LG카드 등 금융계열사를 모두 매각한 바 있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이 같은 매각설에 “낭설”이라며 난색을 표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업황으로 뒤숭숭하긴 마찬가지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계획을 발표했는데, 시행되면 2016년부터 최대 0.7%까지 수수료가 인하된다.


카드업계 종사자들은 정부의 방침에 부담을 안고 있는 와중에 업계 경영환경은 갈수록 악화되는데 매각설까지 터져 나와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며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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