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사 창립 멤버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 별세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2-07 21:47:56 댓글 0
전자산업 발전 이끈 인물, 몰래 한 기부 뒤늦게 알려지기도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이 7일 오전 0시10분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193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이헌조 전 회장은 195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락희화학공업사(現 LG화학)에 입사했다. 이듬해 LG전자 전신인 금성사 창립멤버로 참여한 이래 금성사 사장, LG전자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전자산업의 발전을 이끈 전문 경영인이다.


이헌조 전 회장은 금성사 사장으로 재임 시 “붉은 신호면 선다”는 원칙 우선과, “빈대를 잡기 위해서라면 초가삼간이라도 태운다”는 품질 우선의 경영철학을 추구했다. 이는 철저한 기본 준수가 변혁의 출발이며 기술과 품질 혁신의 근간이라는 의미다. 그 결과 LG전자는 대한민국 대표 전자기업으로 거듭났고, 유수의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이 전 회장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위원장, 한·독 경제협력위원장, 한국가전산업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전자산업이 현재의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기여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LG전자만의 고유용어인 ‘노경(勞經) 관계’를 창시했다. ‘노사(勞使)’라는 말이 갖는 대립적이고 수직적인 의미가 아닌,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노(勞)와 경(經)이 화합과 상생의 가치를 함께 창출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 전 회장은 LG인화원장을 끝으로 199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사재 80여억 원을 한국 실학 연구 단체인 실시학사(實是學舍)에 기부했다. 실시학사는 이후 공익재단으로 전환, ‘모하(慕何)실학논문상’을 제정해 2011년부터 시상해오고 있다.


또, 이 전 회장은 지난 2014년 경상대학교에 ‘경상우도(慶尙右道) 전통문화 연구기금’ 5억 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당시 이헌조 회장은 기금 5조를 한 달 전에 전액 출연했지만 외부에 알려지게 하지 말라는 본인의 당부로 경상대학교 내부에서도 알려지지 않다가 당시 7월 대학본부에서 열린 출연증서 전달식을 계기로 외부에 알려지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권병현씨가 있으며, 이 전 회장 장례식은 LG전자 회사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12월9일 수요일 오전 7시에 영결식 후 경기도 광주시 시안가족추모공원에 안장 예정이다.


▲ 이헌조 전 회장은 LG전자 전신인 금성사 창립멤버로 금성사 사장, LG전자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전자산업의 발전을 이끈 전문 경영인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