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노자일기 “人間이 추구하려는 궁극적 理想은?”

박신안 기자 발행일 2015-12-31 21:49:03 댓글 0
2016년 1월 08일부터 17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서 열려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행복 또는 이상(理想)이 과연 이 지상에서 실현될 수 있을까?’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연극 ‘노자일기’가 오는 1월 8일부터 17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열린다.


험준한 비학산에는 60대의 노인 아버지와 그의 딸인 30대의 처녀가 살고 있다. 어느 겨울날 폭설이 내려 사방의 길이 꽉 막힌 상태인데 노인이 올무를 쳐놓은 바위 밑으로 갔다가 한 마리의 산토끼를 주워들고 낯선 남자를 들쳐 업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때 등산객으로 가장해서 이층에 투숙했던 형사가 나서면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낯선 남자가 바로 자기가 찾고 있던 탈옥범인이라면서 그의 손목에 수갑까지 채운다.


형사에 의해 낯선 남자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 남자는 여대생을 칼로 찔러 죽인 살인범으로 15년형을 언도 받았다가 지난 14년간 교도소 생활을 했고 모법수가 되어 특별휴가를 나왔는데 귀소를 하지 않아 결국 지명수배자가 되었다는 사실 등이다.


남자는 비학산 너머에 있다는 비학암의 어머니를 찾아서 거기까지 왔다고 했는데 노인이 알기에 비학산 너머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암자는 없었다.


남자의 고백에 의하자면 그는 서울에서 평범한 은행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밤 골목길에서 칼에 찔려 쓰려진 여대생을 구해 주려다 경찰관에게 체포되었고 칼에 묻은 지문이란 증거에 의해 억울하게도 살인범으로 몰려 15년이란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14년간이나 옥살이를 하다가 특별휴가를 나온 사람이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남자는 인간의 말이 진실을 전하기에는 무력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무의미함을 절감하기도 했다.


노인은 그 남자야 말로 자기 딸의 배필로 적당하리라는 판단을 하게 되고 형사를 위협, 그의 수갑을 풀어 주는가 하면 자기 딸과 둘이서 함께할 기회까지 만들어 주게 된다.


아버지의 뜻을 알아차린 처녀는 기꺼이 그날 밤을 그 남자와 함께 보내게 된다. 형사 또한 남자의 진실을 신뢰하게 되어 일종의 직무유기가 될망정 노인의 위협에 마지못한 듯 뒤따르기로 마음을 먹게 된다.


그랬는데 남자가 어머니를 찾아 가겠다며 배낭을 짊어지고 나서는 것이다. 노인과 처녀가 펄쩍뛰며 남자의 길을 가로 막고 나선다. 심지어 형사는 권총까지 뽑아 들고 남자의 의지를 꺾으려 들지만, 남자의 고집은 꺾을 수가 없다. 그는 이미 생사의 경계까지 넘어선 듯 죽음마저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행복 또는 이상(理想)이 과연 이 지상에서 실현될 수 있을까?’하는 화두(話頭) 앞에서 구상이 비롯되었다. 물론 그 대답은 부정적이었으니 인간의 갈망은 끝이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작가는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존재하는 ‘모성회귀 본능’을 주인공의 극적의지로 삼기로 했다. 작품에서 제시하는 ‘모성회귀 본능’은 ‘도즉자연(道卽自然)’, 즉 자연이 곧 진리임을 주창한 바 있는 노자(老子)의 초월적 의지에 기반을 뒀다.


결과적으로 ‘노자일기’는 제도화 및 문명화가 고도화 되면 될수록, 인간은 다른 한편으로 원시적 자연에 대한 회귀를 꿈꾸는 아이러니컬한 존재임을 극적으로 그려낸 희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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