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잇단 안전사고에 국토부 차관 ‘불호령’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6-01-08 21:07:34 댓글 0
최정호 “기계니깐 고장? 이런 생각이 지금과 같은 문제를…”
▲ 제주항공

최정호 국토부 2차관이 저가항공사 임원들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8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은 한국공항공사에서 열린 ‘국적 항공사 안전점검 회의’에 참석해 항공사 안전담당 임원들에게 “기계니깐 고장 날 수 있다는 생각이 지금과 같은 문제를 만들었다.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의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에어인천 등 8곳의 경영진 및 안전담당 임원과 국토교통부 담당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항공사 안전관리체계 점검 및 정비현장 실태 점검을 위해 열렸다.


▲ 진에이항공

최 차관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저비용항공사(LCC) 사고가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안전 규정을 어긴 항공사들을 강력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 차관의 불호령에 회의장 분위기는 어두웠고, 항공사 사장들의 얼굴도 굳어졌다는 게 현장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회의에서 최 차관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위해하는 항공장애나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을 동원해 제재할 것”이라며 “진짜 위기는 우리가 위기라고 생각하지 못할 때인데 지금이 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연히 켜져 있어야 할 기내 여압조절장치가 꺼져 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초가 튼튼해야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듯 항공은 안전이 없으면 존립이 불가능하다”며 “안전을 투자라고 생각하고 항공사별로 규모에 맞게 안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또 “국민들이 항공기 안전에 대한 믿음을 갖기 위해 항공사 내부적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며 “안전과 관련된 문제라면 작은 것도 깊이 분석하고 굳건한 각오로 대책을 강구,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안전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LCC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특별안전점검을 통해 확인 후 LCC 맞춤형 안전관리 개선방안을 수립할 것”이라며 “항공사는 안전점검을 받는다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본인들의 항공사 안전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선제적으로 안전대책을 수립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최 차관은 “안전점검 결과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노선을 줄이거나 운항정지 처분을 내릴 것”이라며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항공기 운항은 안된다”고 강조, 정부가 강력한 단속과 더불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1월3일 필리핀 세부에서 출발해 부산 김해공항으로 오던 진에어 LJ028편 여객기의 출입문이 고장 나 긴급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세부 막단공항에서 이륙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 LJ038편 맨 앞 왼쪽 출입문에서 이상한 소음이 발생했고, 이륙한지 20∼30분만에 회항이 결정되면서 여객기는 막단공항으로 되돌아 와야만 했다.


국토교통부 조사결과, 이 여객기는 출입문 경첩 노후화로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 이륙했고, 1만 피트(약 3048m) 상공에서 굉음과 함께 기내 압력장치 이상이 발생한 것이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163명의 승객중 일부는 기압 변화로 머리와 귀 등의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타이웨이항공

지난해 12월에는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여압 장치 이상으로 고도를 급격히 낮춰 운행해 승객들이 공포에 떨어야 했던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김포를 출발해 제주로 가던 항공기 7C 101편의 여압장치 고장이 이륙 후 약 48분 만에 파악됐다.


당시 여객기는 군산 상공을 날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종사는 여압장치가 고장나자 1만8000피트에서 8000피트로 급강하해 운항했다. 여객기는 20여분 뒤 제주공항에 도착했지만 급격한 압력변화로 승객들은 심한 고막 고통과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으로 전해진다. 또 산소마스크까지 작동되면서 승객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저렴한 가격으로 급성장을 이루어 왔고 국내선 점유율이 50%를 돌파했지만 최근의 안전사고로 인해 규모에 맞는 안전관리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11일부터 2월26일까지 최근 잇따라 발생한 LCC 사고에 대한 조치로 LCC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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