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 비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시절 통과된 제2롯데월드가 입방아에 올랐다. 8년 넘게 고배를 마셨던 사업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한 지 1년 만에 통과됐기 때문이다.
앞서 제2롯데월드 신축은 YS시절부터 참여정부 때까지 번번이 퇴짜를 맞았던 사업이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MB가 정권을 쥐자마자 승인됐다. 특혜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당시 호텔롯데 총괄사장인 장경작이 이명박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이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였는데 이 점이 교착상태에 빠진 제2롯데월드 문제를 해소했다는 의혹이었다.
장씨는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5년 호텔롯데 대표로 영입됐다. 이 전 대통령 당선 이후로는 호텔롯데 총괄사정으로 승격돼 호텔사업은 물론 면세점사업과 롯데월드 사업까지 관리했다. 장씨는 2010년 롯데를 나온 후 현대아산 대표 등을 거쳐 2014년 1월, 이전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마련한 ‘청계재단’의 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롯데가 정부에 특혜 수혜를 입었다는 의혹은 이 예시 말고도 더 있다.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호텔롯데의 AK면세점 인수·합병을 승인해 줬다. 이후 호텔롯데는 AK글로벌의 지분 81%를 인수하면서 전체 시장 점유율 절반을 넘는 독과점 지위를 갖게 됐다. 이는 독과점으로 인한 경쟁 제한을 이유로 호텔신라의 파라다이스 면세점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던 것과 상반되는 태도다.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두산주류BG를 인수한 것도 논란거리였다. 2009년 두산주류BG를 인수한 롯데그룹은 이어 맥주시장에도 진출했다. 정부가 2011년 맥주 제조면허를 위한 저장시설 기준을 1850kL에서 100kL 이상으로 완화하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맥주시장 참여에 시동을 걸고 있던 롯데그룹을 위해 정부가 준 특혜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 결과, 롯데그룹은 MB정권에서 몸집을 엄청나게 불렸다. MB정부 5년 간 자산은 43조원에서 96조원(현재 103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계열사도 46개에서 79개(현재 93개)로 급증했다. 재계순위도 5위로 뛰어올랐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이명박과의 관계도 친밀했던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이명박은 9월 추석연휴 기간 롯데호텔 32층 스위트룸에 투숙했고 미리 와있던 신격호 당시 롯데그룹 회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 집무실은 당시에도 롯데호텔 34층이었다.
이에 지난 6월16일 검사 출신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검찰은 초반 수사만 요란하게 해서 이목을 돌리려 하지 말고, 롯데와 정권의 결탁 의혹에 대해서 철저히 수사하기 바란다”며 “또한 어버이연합 게이트, 법조비리 등 청와대와 검찰이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야만 검찰의 롯데에 대한 수사의 진정성이 인정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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