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삼성증권 지분 매입 ‘지배구조 개편 급물살’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6-08-19 13:57:02 댓글 0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인 삼성증권 지분을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8일 삼성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8.02%)를 2343억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은 종전 11.14%에서 19.16%로 늘어났다.


삼성생명은 “삼성증권 지분 인수는 시너지 창출과 회사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과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내고, 삼성증권의 종합자산관리 역량을 활용해 투자수익률 제고, 부유층 마케팅 경쟁력 강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는 이날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각각 5.3%, 3.52%씩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삼성그룹은 지주회사 전환과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금융지주회사법, 공정거래법 등이 개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자회사 지분율을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삼성생명 역시 금융지주사가 되려면, 금융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비상장사는 50%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금융지주회사법(43조의2)을 충족해야 한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 1월 삼성카드 지분을 전량 사들여 보유지분을 71.9%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삼성화재도 지분 15%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향후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이 보유한 자사주가 추가로 삼성생명에 이전된다면 금융지주회사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향후 삼성화재(16%)와 삼성증권(10.9%)이 보유한 자사주가 추가로 삼성생명에 이전된다면 삼성생명은 금융지주회사의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전자·물산 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 양대 구도로 개편 준비 중이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재용 부회장이다.


그리고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의 2대 주주다. 즉,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경우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을 통해 금융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비금융계열사들의 지분율을 5% 밑으로 떨어뜨려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7%를 가지고 있다. 호텔신라(8.0%)와 에스원(6.0%)의 지분도 5% 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처분해야 하지만 5% 이내로 줄이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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