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의 오너 일가 5명이 모두 법정 앞에 설 위기에 처했다. 지금까지 비리 의혹으로 법정에 선 기업 총수가 1~2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이례적인 대규모 인원이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지난 6월부터 진행해온 롯데그룹 비자금 관련 비리 의혹 조사의 마지막 수순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오는 20일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신 회장에게 신격호 총괄회장의 연 300억원대 계열사 자금 수입 출처, 10년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한 한국 계열사의 100억원대 급여 지급, 롯데케미칼 수입 과정의 일본롯데물산 끼워넣기, 자동출납기(ATM) 제조·공급업체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시 계열사 동원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인지 여부나 해명을 요구받을 전망이다.
현재 신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이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 액수는 약 2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구속 여부는 불명확하나 기소는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신 회장 뿐만 아니다. 신 총괄회장을 비롯한 나머지 오너 일가 또한 기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신 회장의 형이자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은 이달 초 10년간 400억원 이상 한국 계열사로부터 급여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이달 7~9일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세 차례나 검찰의 방문 조사를 받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이미 지난 7월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등으로 구속 기소돼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미스 롯데 출신 서미경 씨까지 검찰과 법정에 불려 나올 수도 있다.
이에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 재벌가에 대한 비리 수사에서는 보통 총수 1명, 많아야 일가 중 2명 정도가 기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만약 신영자 이사장에 이어 롯데 삼부자의 기소가 확정되면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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