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차그룹이 6일 348명 규모의 2017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담당해 온 장웅준 연구원을 이사대우로 승진시키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최연소 임원이 탄생한 것이다. 이는 연구개발(R&D) 부문인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 등 미래차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기아차 176명, 계열사 172명 등 총 348명 규모의 2017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실적 위주의 인사 원칙을 철저히 반영해 전년 대비 5.4% 감소한 규모로 이뤄졌다.
현대차에서만 지난해 138명에서 올해 127명으로 승진 규모가 줄어들었다. 전체적으로 인사폭을 줄이는 가운데서도 자율주행차 등 향후 힘을 싣어줄 부문에 대해서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기아자동차 ADAS개발실장 장웅준 책임연구원을 이사대우로 승진시켰다.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최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는 자율주행기술의 핵심 기술이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가 향후 친환경차 및 차량 IT(정보기술) 등 미래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기술개발(R&D) 부문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있었던 2016년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자율주행차 및 친환경차의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최병철은 부사장은 당시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작년 시스코와 공동개발로 구축한 커넥티드카서비스 플랫폼 전략을 통해 2020년까지 초연결지능형 신차를 출시하고, 기존 센서 기반 자율주행에서 인프라와 연결된 자율주행을 지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친환경자동차와 관련해선 “전용모델인 아이오닉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91km로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 중 최고 수준”이라면서도 “쉐보레 볼트 등 300km이상의 주행거리를 보유한 경쟁차종에 대응하기 위해서 향후 2018년까지 32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0년까지는 전기차 4차종 포함해 14개 차종의 환경차 라인업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인사에서 연구위원 3명을 새로 선임해 핵심 기술 분야의 전문 역량도 강화했다. 2009년에 처음 도입된 연구위원 제도는 연구개발 최고 전문가를 대상으로 관리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만 집중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연구개발 분야 연구위원은 △바디기술 분야 공병석 위원 △엔진기술 분야 이홍욱 위원 △연료전지기술 분야 홍보기 위원 등 3명이다. 공병석 위원은 주요 차종의 내장 설계를 담당했으며, 이홍욱 위원은 고성능 가솔린 엔진 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또 홍보기 위원은 연료전지차의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연료전지스택 설계 분야 정통 엔지니어로, 앞으로도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연료전지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핵심은 R&D 부문 인물이 대거 승진한 것”이라면서 “지난해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는 등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R&D 쪽에서 대거 승진자가 배출된 것은 향후 차세대 신성장동력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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