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총수 구속 맞은 삼성, 경영환경쇄신안 ‘돌입’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7-02-27 19:54:14 댓글 0
대관업무 등 미전실 해체…대외 환경활동의 투명성 강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특검 수사가 사실상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79년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그룹 총수의 구속을 맞고 있는 삼성이 경영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삼성은 지난 6일 특검 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해체 등 구체적인 경영 쇄신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 경영 쇄신의 후속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이 사실상 28일 종료되면서 삼성의 경영 쇄신안 발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르면 이번주 발표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모양새다.


다만 특검의 최종 수사결과 보고서 발표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정확한 날짜는 유동적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측도 “경영 쇄신안에 대한 내용이나 형식, 발표 날짜는 아직 미정”이라며 “수사 결과를 보고 할지, 이전에 할지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경영 쇄신안에는 예측되는 것이 있다. 쇄신안에는 ▲미전실 해체 및 인적 쇄신(최지성 부회장-장충기 사장 등 경영 수뇌부 2선 후퇴) ▲사업 부문별 독립과 자율 경영 강화 ▲각 계열사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글로벌 사외이사 영입 등을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적 개혁 등의 쇄신안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전실 산하 7개팀(전략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이 해체될 경우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개 주요 계열 중심의 경영 체제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사실상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기획·인사 등 경영 지원 기능을 강화해 삼성디스플레이 등 나머지 전자 계열사들을 아우르는 식이다. 같은 방식으로 금융 계열은 삼성생명이 맡게 된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은 엔지니어링-바이오 등 사업을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별 ‘각자도생’이 강화되고 경쟁력 없는 사업 부문에 대한 사업 구조조정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전실에서 근무 중인 200여 명의 임직원들은 삼성전자 등 원래 소속됐던 계열사로 각각 흩어진다. 삼성 측은 미전실 인력이 각 계열사로 이동해도 기존 미전실과 유사한 조직이 따로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각 계열사를 컨트롤했던 그룹의 미전실과 달리 개별 기업은 이윤과 효율화를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별도의 조직이 만들어지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경유착 고리를 끊으려는 삼성의 대외 활동의 투명성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앞으로 10억 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을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사회에서 의결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1000만 원 이상의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에 대해서 사전 심사를 하는 ‘심의회의’도 신설키로 했다.


또한 국회나 관공서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대관 업무는 미전실 해체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측은 “미전실이 해체되고 나면 각 계열사를 컨트롤 하거나 대외 대관 업무를 하는 그 어떤 조직이나 인력도 회사 안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검 수사 종료에 따라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등 경영 수뇌부들에 대한 신병처리는 이르면 28일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들을 모두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전실 해체 이후 삼성은 적어도 반년 이상 이재용 부회장과 그룹 사령탑이 없는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을 헤쳐나가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미전실 해체가 삼성이나 우리 사회가 당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자칫 삼성이 길을 잃고 헤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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