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이 3일 새 비전을 공개하고 롯데월드타워를 정식 개장했다.
3일 오전 롯데그룹의 새 비전을 알리는 ‘비전 설명회’가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불룸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열렸다. 이날 비전 설명회에는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 임병연 가치경영팀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팀장 등이 참석한다. 그러나 롯데 창업자 신격호 총괄회장은 불참했다. 30년 숙원사업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3일 공식 오픈행사를 가졌지만 신 총괄회장은 참석하지 못했다.
신 총괄회장은 그동안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이끌어 냈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차남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며 쓸쓸하게 총수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개장을 며칠 앞두고 신 총괄회장 측에 '롯데 임직원 일동' 명의의 초대장을 보냈지만 그를 보필하고 있는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이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나타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참석 여부는 사실상 신 전 부회장 측의 결정에 달렸던 상황”이라며 “신 전 부회장이 지난달 말 대만으로 출국해 현재 신 총괄회장을 보필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참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신 총괄회장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데다 거동이 어려워 신 전 부회장 측의 보필을 받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 이후 지난 2015년 10월부터 신 총괄회장의 사무실 겸 거처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대한 관할권을 장악했고 이로 인해 롯데그룹 측과 신 총괄회장 사이의 교류는 지금까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롯데월드타워의 마지막 철골 구조물을 올리는 상량식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월드타워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은 1년 3개월 전으로, 그는 당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와 103층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언제, 어느 때라도 좋으니 신 총괄회장이 롯데월드타워에 꼭 방문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초청장을 전달했다”며 “신 총괄회장이 원하면 언제든 올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는 30년 전인 1987년 신 총괄회장이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대지를 매입하면서 시작된 ‘제2 롯데월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 사업은 “언제까지 외국 관광객에게 고궁만 보여줄 수 없다. 잠실 일대에 종합 관광단지를 개발하고 세계적 명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 2010년 11월 착공됐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이 들어간 롯데월드타워는 지난 2015년 3월 국내 최초로 100층(413m)을 돌파하며 한국 건축사를 새로 썼다. 또 같은 해 12월 22일에는 꼭대기 123층에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식을 진행했고 올해 2월 9일 사용 승인을 얻어 이날 그랜드 오픈을 진행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전망대, 호텔, 사무실, 레지던스 등으로 구성됐으며 롯데그룹은 오는 6월, 신 회장도 그룹 관련 현안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레지던스에 입주할 예정이다. 특히 76~101층에 들어서는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호텔로 주목 받고 있다. 총 235개 객실을 갖춘 시그니엘은 ‘시그니처(Signature)’와 ‘롯데(Lotte)’의 합성어로, 롯데호텔의 최상위 호텔 브랜드를 의미한다.
또 108~114층은 한 입주자가 한 층을 모두 사용하는 국내 최고급 오피스 공간인 ‘프리미어 7’이 들어서며 117~123층에는 세계 3위 높이(500m)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운영된다.
한편 지난 2일 롯데그룹이 롯데월드타워 전면 개장,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불꽃놀이가 성황리에 끝났다. 오후 9시 정각부터 약 4만톤 분량의 화약 3만발이 발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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