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차선 ‘스텔스 차선’ 시민 안전 위협…지자체 “예산부족”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0-08-28 18:22:58 댓글 0
전국 지방도로에 흰색 차선을 칠하는 데만 약 2290억원 필요

비가 오는 날, 어두운 도로에서 보이지 않는 차선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
최근 몇 년 사이 도로 위 이른바 '스텔스 차선'으로 사고 위험을 겪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는 보고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미지:차선도색 휘도검사 현장/출처-도로교통공단)
차선이 보이지 않는 것은 도로 위에 수막이 생겨 빛을 분산시키기 때문인데, 야간 운전시 시민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또한 일부 차선은 이미 지워졌거나 마모가 심해 비가 오는 날 밤이면 위험은 배로 늘어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대부분 자치단체는 예산문제로 인해 특수 도료 대신 일반 도료를 사용하는 데다, 200도의 고열로 도색해 내구성이 좋은 ‘융착식 공법’이 일반 상온식 공법보다 3배 이상 비싸다는 이유로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리알(글라스비드)이 포함돼 시인성이 좋은 특수 도료도 일반 도료보다 10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곳은 자동차 운행수가 많아 차선의 유리알이 점차 벗겨져 나가고 흐려지면서 더더욱 보이지 않게 되는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한편, 경찰청은 올해 상반기에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방도로의 차선 도색 관리를 요청하는 공문을 수차례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빗길에 잘 보이지 않는 차선 문제로 교통사고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여전히 도로 차선에 대한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 도로교통공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지방도로에 흰색 차선을 칠하는 데만 약 229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그런데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지출하는 서울시가 올해 배정한 시도 차선 관리 예산은 47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 전북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차선공사 과정에서 불법하청을 일삼고 부실시공을 했던 업체와 전주시 소속 공무원을 입건하기도 했다.

예산문제와 각종 비리로 시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가 관련 예산을 제대로 책정하거나 수시로 성능검사를 실시하는 등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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