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마곡지역의 지역난방 열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외부 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남권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신규 열원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마곡 ENS 건설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외부수열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규모 에너지 기반시설인 만큼 단순히 공급용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비와 경제성, 안전성, 주민 수용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홍재희 부위원장(강서5)은 지난 13일 서울에너지공사 본사를 찾아 마곡 ENS 건설사업을 비롯한 서남권 열공급 관련 주요 현안을 점검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1985년 국내 최초로 서울 서남권역에 지역 냉난방 공급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 7개 자치구 23개 동, 공동주택 26만5,519세대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공사는 향후 마곡 ENS 건설사업을 비롯해 목동 열원시설 현대화 사업과 서남권 환상망 구축 등을 통해 신규 열원을 확보하고 공급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홍 부위원장은 이날 공사의 주요 사업 추진 현황과 애로사항 등을 보고받은 뒤 강서·양천·구로 등 3개 자치구에 열을 공급하는 목동 플랜트 열병합발전시설과 공동구 내부시설을 직접 점검했다.
강서 자체 열원은 20% 수준…외부 공급 차질에 취약이번 현장점검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강서지역의 높은 외부수열 의존도다.
서울에너지공사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강서지역 총 열공급용량은 343Gcal/h다. 이 가운데 자체 생산은 마곡 PLB를 통한 68Gcal/h로 약 20% 수준에 불과하며 나머지 약 80%는 외부수열에 의존하고 있다.
외부 열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평상시에는 효율적인 공급 방식이 될 수 있지만,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기존 열원시설의 노후화까지 겹치면서 설비 고장에 따른 열공급 차질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난방은 전기나 수도와 마찬가지로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도시 기반시설이다. 특히 겨울철 열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주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공급량뿐 아니라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열원 다변화와 예비 공급능력이 중요하다.
마곡 ENS 완공되면 7만4천여 세대 공급 안정성 개선마곡 ENS 건설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서남권 열공급 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계획대로 2027년 PLB가 준공되고 2031년 CHP까지 가동될 경우 강서·마곡지구에 자체 열원시설이 추가 확보돼 약 7만4천 세대에 보다 안정적으로 열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열공급 용량도 499Gcal/h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약 80%에 이르는 외부수열 의존도는 34% 수준으로 낮아지고, 노후시설의 생산 비중 역시 71%에서 26%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한 시설 확충 이상의 의미가 있는 셈이다. 특정 외부 열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를 완화하고 자체 공급능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서남권 지역난방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규모 열원시설 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는 만큼 계획된 준공 시점까지 공정 관리와 사업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가 중요하다. 사업 지연으로 비용이 증가하거나 공급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결국 시민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너지 전문가 “자체 열원 확보 필요…경제성·안전성 함께 검증해야”에너지 분야에서는 서남권의 자체 열원 비중을 높이는 방향 자체는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지역난방에서 특정 외부 열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공급처의 설비 고장이나 정비, 예상하지 못한 수급 변화가 발생했을 때 지역 전체의 공급 안정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대규모 주거지역과 업무시설이 밀집한 마곡지역의 특성을 고려하면 자체 열원과 외부수열을 적절히 조합해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것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신규 시설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사업의 타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지역난방은 수십 년 동안 운영되는 장기 인프라인 만큼 건설비뿐 아니라 연료비, 유지관리비, 설비 효율과 향후 에너지 가격 변화까지 고려해 경제성을 판단해야 한다”며 “CHP와 PLB 구축에 따른 공급 안정성 개선 효과와 함께 안전성, 환경성, 주민 수용성을 지속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수열 비중을 낮추는 것이 곧바로 경제성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체 생산과 외부 열원 활용 가운데 어떤 조합이 시민에게 가장 안정적이고 경제적인지를 장기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덧 붙였다.
‘시설 하나 더 짓는 사업’으로 봐선 안 된다 마곡 ENS 사업의 핵심은 단순히 열공급 용량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현재 강서지역 열공급 구조에서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80%’다. 전체 열원의 상당 부분을 외부수열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공급 효율성의 문제를 넘어 비상 상황에서 지역이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연결된다.
마곡을 비롯한 서울 서남권은 대규모 공동주택과 업무·산업시설이 집중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열원시설의 노후화까지 고려한다면 신규 열원 확보와 기존 시설 현대화를 더 이상 단순한 시설투자 차원으로만 접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사업의 시급성만 앞세워서도 안 된다. 2031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사업인 만큼 사업비 증가 가능성과 에너지 가격 변화, 탄소배출 감축 정책, 설비 안전성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서울시와 서울에너지공사는 ‘얼마나 빨리 짓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를 시민에게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홍 부위원장은 현장방문을 마친 뒤 “서울에너지공사는 서울시민의 에너지 이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편리한 에너지 이용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특히 마곡 ENS 건설사업은 강서·마곡지역의 안정적인 열공급과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마곡 ENS가 계획대로 준공돼 외부수열 의존도를 80%에서 34%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제성과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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