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문화 칼럼] 음식 문화, 요식업의 현주소 ... 주방으로 몰리는 MZ세대

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발행일 2026-08-31 15:00:11 댓글 0
▲ 이광희 문화 칼럼니스트


필자가 고등학교 다닐 무렵에만 해도 주방에 들어가서 뭔가를 하려고 하면 남자가 왜 주방에 기웃거리냐고 어머니나 할머니에게 핀잔을 듣곤 했다.

그러다가 2009년 쯤 혜성처럼 나타난 “에드워드 권”이라는 두바이 5성급 호텔 총괄 부주방장이라는 이력을 가진 사람이 등장했는데, 인물도 수렴하고 재치 있는 말솜씨로 시청자의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그의 인기는 순식간에 올라가 원조 스타 쉐프라는 수식어를 만든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이 시기부터 남자들도 음식 만드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후로 TV 요리 프로그램도 하나둘씩 생겨났는데 그중에서도 요리 대결을 펼치는 <마스터 쉐프코리아>같은 프로는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것을 기점으로 2012년에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연복, 샘킴, 최현석이라는 스타 쉐프가 탄생했고 남자들이 요리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으며 오히려 쉐프가 되려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훗날 <흑백요리사>라는 요리 대결 프로그램이 큰 성공을 거두고 나서 각 대학에는 호텔 조리학과, 또는 글로벌 조리학과 같은 요리학과가 앞다투어 개설되고 많은 중고생이 스타 쉐프를 꿈꾸며 요리학과에 들어가려고 요리학원에 등록해서 구슬땀을 흘렸다.

필자도 흑백요리사를 시청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웬만한 드라마보다 더 재밌게 봤다. 이미 지천명(知天命)의 나이가 지난 필자도 다시 요리 공부를 해 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 정도였으니 얼마나 많은 인기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MZ 세대는 요리를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예전에는 남자가 요리할 경우, 적성에 맞거나 아니면 뚜렷하게 할 게 없을 때 식당 주방에 들어가 요리를 배웠다. 단지 필자의 생각이 아닌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것이며 요즘도 정년퇴직하거나 군대에서 직업 군인으로 복무하다가 전역하면 가장 많이 하는 일이 식당 창업이며 그중에서도 치킨집과 김밥집이 가장 많다.

물론 다른 어떤 요리보다 비교적 만들기 간단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치킨집과 김밥집 외에도 요식업에 많은 사람들이 뛰어드는 것은 기정사실이며 실제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연간 요식업 신규 사업자 등록이 13만 114개이다. 정말 어마어마한 수치다. 1년에 13만 개의 식당이 문을 연 것이고 더 놀라운 것은 식당이 문을 열면 보통 1.5년 후에 폐업한다. 즉 다시 말하자면 오픈하고 2년을 못 가서 폐업한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빨리 문을 닫고 폐업하는 이유는 요리에 관한 지식도 없고 전공도 아닌데도 요리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무턱대고 뛰어들기 때문에 망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필자도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한때 공부도 했었고, 창업에 대한 로망도 있었다.

하지만 식당을 하려면 우선 자신이 요리를 평생 업(業)으로 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 또한 그런 체력을 가졌는지 그것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음식 장사를 하면 보통 오픈 준비부터 마감까지 최소한 13시간 이상을 일하며 매일 같이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된다. 주방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더운 여름에 불 앞에서 하루 종일 있는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으며 상당한 체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젊을 때부터 이러한 것을 몸에 익히고 견딘 사람이 식당을 하며 계속해서 장사를 하는 것이지 정년퇴직하고 50-60 나이에 창업하니까 몸이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주방장을 채용해서 장사할 수도 있다. 그런데 오너가 음식을 다루지 못하면 주방장이 문제를 일으키고 속 썩이는 일로 가게가 휘청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뿐만 아니라 장사를 시작하려면 먼저 상권을 분석하고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요리가 그 지역에 적합한지부터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50~60대가 가장 많은 지역에서 피자가게를 한다면 그 가게가 과연 잘 될까? 노인이 많은 지역에서 소갈비 집을 오픈한다면 그 가게가 과연 잘 될까? 게다가 요즘은 트렌드가 너무 빨라서 항상 신메뉴에 대해 준비하고 연구하며 공부해야 한다.

또한 직원 관리, 마케팅 그리고 영업과 전반적인 가게 운영 등등 웬만한 직장 생활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것이 음식 장사인데 이것을 그냥 열면 어떻게 되겠지, 시간이 지나면 자리를 잡을 거라고 너무나 쉽게 생각하다가 대부분이 돈만 날리고 다시 직장을 알아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젊은 MZ 세대는 모든 것이 다르다.

MZ 세대의 젊은이들은 시작부터 달랐다. 단순히 “할 게 없으니 식당이나 차려 볼까”가 아니고 자신이 꿈을 펼치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를 먼저 파악했다. 물론 예전처럼 도제식 가르침을 받기 위해 유명한 식당에 들어가 마늘이나 양파를 까고 설거지를 하며 밑바닥부터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오히려 더 이른 시일 내에 기술을 배우러 유명 학원에 등록해서 기초를 다지고 그 후에는 대학에 들어가 정통으로 요리를 배운다. 졸업 후에는 유명한 호텔에 들어가서 경력을 쌓거나 해외로 유학하러 가서 유명한 요리학교에 들어가 더 큰 무대를 향해 구슬땀을 흘린다. 이처럼 체계적으로 요리를 배우고 요식업에 필요한 전반적인 모든 것을 익히고 난 후에 비로소 자기가 가장 잘하는 음식점을 열기 때문에 쉽게 망하거나 문을 닫지 않는 것이다.


▲ 필자가 일식을 공부하던 시절

젊은 요리사의 놀라운 성과

필자도 요리하는 것에 상당히 진심인 사람이라서 요리 관련 뉴스를 자주 보곤 하는데 기성세대는 먹고 살기 위해서 혹은 마땅히 할 게 없어서 식당을 차리지만, MZ 세대는 체계적인 요리 수업받고 세계 속에 한식 문화를 알리며 한식의 우수성까지 전하는 큰 일을 하고 있었다. 필자는 매우 감탄했으며,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이들이 더 크게 성장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글을 마친다.

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yoshinkan_kr@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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