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민 의원, 62억 쏟아붓고도 추석 대목 날린 용문시장…무자격 회장 방치한 행정에 상인·주민만 ‘분통’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26 12:18:56 댓글 0
▲ 용문시장

[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추석 대목을 앞둔 서울 용산구 용문전통시장. 명절 대목 특수를 누려야 할 골목 곳곳에는 기대감 대신 한숨이 가득했다.

인근 다른 전통시장들이 정부의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로 북적일 때, 용문시장은 지원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상인회장의 ‘무자격’ 논란과 법적 공방으로 시장 운영이 파행을 겪으면서 행정 지원의 문턱에서 탈락한 탓이다. 지난 7년간 정부와 지자체 예산 62억 원이 투입됐지만, 정작 피해는 땀 흘려 일한 진짜 상인들과 인근 원효로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장사도 안 하는 사람이 회장이라니"…상인들의 터진 울화

용문시장에서 10년 넘게 청과물 가게를 운영해 온 상인 A씨는 텅 빈 골목을 바라보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장 안에서 가게 하나 안 돌리는 사람이 7년 넘게 상인회장 명함을 파고 다녔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환급행사 점포 명단 올릴 때도 상인회 눈치를 봐야 했는데, 정작 상인회 대표권 문제로 이번 추석 환급 명단에서 우리 시장만 통째로 빠졌어요.

손님들은 다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진짜 상인들만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해당 상인회장은 시장 내부에서 직접 사업을 영위하지 않아 회원 자격조차 없었음에도 2017년부터 자리를 지켜왔다. 1심에 이어 지난 7월 항소심에서도 회장 선출 무효 판결이 났고, 최근 상고 포기로 법적 무자격 상태가 확정됐다.

하지만 그 7년 동안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서울시, 용산구 등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 지원 4억 원을 포함해 총 62억 2,000여만 원의 혈세가 이 시장에 투입됐다. 지원금 사업의 대상 점포를 취합하고 운영에 관여하는 핵심 자리에 무자격자가 앉아 있었던 셈이다.

원효로 주민들 "걸어서 5분 거리 시장 두고 헛걸음…세금은 어디로 갔나"

인근 용산구 원효로 일대 주민들의 허탈감도 크다. 전통시장 활성화 명목으로 투입된 수십억 원의 세금이 정작 주민과 시장의 상생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효로에 거주하는 주부 B씨(48)는 "명절 제수용품을 사면 최대 2만 원까지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해서 장바구니를 들고 나왔는데, 용문시장은 대상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며 "집 앞 시장을 두고 버스를 타고 다른 구 전통시장까지 가야 했다.

구청과 정부는 그동안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이면서 회장 자격 하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핑퐁 행정’에 뚫린 관리망…중기부와 용산구는 책임 회피 급급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지만, 관리·감독 책임을 져야 할 행정 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주무 부처인 중기부는 "상인회장은 자체 정관에 따라 선출돼 무자격 여부를 중앙부처가 일일이 알기 어렵고, 등록 관리는 지자체 소관"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상인회를 관할하는 용산구 역시 항소심 판결이 난 뒤에야 뒤늦게 소명자료를 요구했을 뿐, 7년 동안 실질적인 영업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수십억 원 규모의 공모·지원 사업을 진행해 왔다.

장철민 의원은 "전통시장을 통해 수십억 원을 지원하면서도 사업에 관여하는 상인회 대표의 자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명백한 관리 공백"이라며 "중기부가 부처별로 쪼개진 지원 정책을 총괄해 관리 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껍데기 상인회에 멍든 골목…사후 검증과 환수 대책 시급

용산구는 기존 사업의 혜택이 일반 상인과 주민에게 돌아갔다는 점을 감안해 환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인회의 개입으로 진행된 사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점포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상인회 운영비 명목의 보조금 집행 내역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십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고도 ‘무자격 감투’ 하나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탁상행정 탓에, 용문시장의 추석 대목은 허탈함과 깊은 불신만 남긴 채 저물어가고 있다.

특히 용문시장이 올해 추석 정부 환급행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상인과 소비자 모두 혜택에서 배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상인회장의 부실한 자격 관리와 파행적 운영이 애꿎은 시민 피해로 이어진 셈이다.

이에 대해 장철민 의원은 "수십억 원대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에서 현장 책임자인 상인회장의 기본 검증조차 누락된 것은 정부 관리망의 심각한 허점"이라며, "전통시장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상인회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부처별로 분절된 지원 사업을 일원화해 통합 관리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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