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의 문화 칼럼] 아시안게임 병역 특례 이대로 괜찮은가

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발행일 2026-10-05 22:20:11 댓글 0
▲ 이광희 문화 칼럼니스트

제20회 하계 아시안게임이 모든 경기를 마치고 14일간의 행사를 마무리했다.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은 한국으로서는 많은 부분이 아쉬운 행사였는데, 그 대표적인 것 두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메달 성적과 그 성적에 따른 군 면제 혜택에 관한 부분이다.

이번 아이치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3위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얼핏 봤을 때 아시아에서 3위면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이는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왜냐하면 한국은 1986년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8회 연속 50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이번 아이치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은 성적 그 자체는 3위이지만 메달은 금 39개로 44년 만에 가장 적은 금메달 획득이다. 물론 선수가 경기하다 보면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성적이 아니라 선수들의 태도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약 70년 동안 휴전(休戰) 중인 국가다. 그러므로 남자는 그 누구라도 예외 없이 국방의 의무를 가지고 태어난다. 물론 몸에 장애가 있거나 군에 갈 수 없는 그에 맞는 사정이 있는 경우는 면제받는다. 예를 들어 경제 사정이 어려워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던가 아니면 1년 6개월 이상 수감 생활을 한 사람, 즉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군에 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명확한 사유가 아니면 군에 가서 복무를 마쳐야 한다.


체육 분야 병역 특례는 면제가 아니다 

체육 분야 병역 특례를 정확하게 짚어보자면 면제가 아니다.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그 분야에서의 우수성을 인정받아서 4주간의 군사 기초 훈련을 받고 계속해서 체육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게끔 만든 제도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국위 선양을 해서 면제받는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국위 선양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의 위엄이나 명성을 널리 알린 것을 말한다. 그런데 국위 선양으로 나라의 명성을 널리 알리는 것으로 군 병역 혜택을 받는다면 방탄소년단(BTS)은 제일 먼저 군 병역 혜택을 받아야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러나 멤버 중에 단 한 명도 병역 혜택을 받지 못했고, 그룹의 맏형 진을 시작으로 제이홉, RM, 뷔, 슈가, 지민, 정국까지 모두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방탄소년단의 인지도는 단순한 가수의 위상을 뛰어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문화•외교적 영향력이 가히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이들은 UN 총회에 정식으로 초대받아 연설하는가 하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특별 초청을 받아서 백악관에서 아시아계 반 인종차별에 관한 회담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영국의 보리스 총리의 딸이 방탄소년단의 팬이라서 자신도 자기 딸이 그토록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을 만나 보고 싶다고 해서 한국의 주요 언론에서 보도할 정도로 방탄소년단은 한국이 낳은 최고의 가수이자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국위 선양의 대명사다. 그런데도 이들은 모두 군복무를 마쳤고 멤버 중에는 자원입대해서 군복무를 마친 사람도 있다. 이들만큼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는 사람이 또 있을까?

체육 특기를 가진 운동선수들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흘린 소중한 땀, 그 땀의 대가가 메달 획득으로 이어졌을 때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므로 그 기쁨과 희열은 말하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굳이 인터뷰에서 마치 혐오 장소에 가기 싫은 사람처럼 안 가게 되어서 너무 좋다는 뉘앙스를 비추고 메달도 영광도 다 필요 없고 오로지 군 문제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는 발언은 국민이 분노하게끔 만들기에 충분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시각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군에서 복무하는 장병들이 있고 항상 노심초사 걱정하는 가족들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인해서 약 8명이 부상을 입고 영관급 장교인 수색대대장은 다리가 잘려 나가는 가슴 아픈 일이 불과 며칠 전에 있었다. 그런데도 한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그런 발언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체육 분야 병역 특례, 재검토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한때 군 제대자는 공무원 시험 볼 때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해야 하는 군복무를 하고는 가산점을 받는 것이 대중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고 특히 여성과 차별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얼마 못 가서 제도가 폐지됐다. 필자가 왜 이런 이야기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냐면 지금의 여론이 그 당시와 매우 비슷하다. 또한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당연하며, 즉 자기 최고의 영광일 뿐이지 그것으로 병역 혜택까지 받아야 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볼 문제다. 앞으로 체육 분야 병역 혜택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된다면 머지않아 재검토 대상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물론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의 여론과 사회 분위기를 본다면 조만간 바뀌지 않을까 예견하는데, 만약 바뀐다면 체육 특기를 가진 선수들이 스스로가 자기의 무덤을 판 것이므로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앞으로 한국 스포츠사에 이번과 같은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이광희 칼럼니스트 기자 yoshinkan_kr@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