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2일차…"전문성·권위는 높이고, 관객 문턱은 낮추고"

정민오 기자 발행일 2026-10-08 06:16:51 댓글 0
무대인사, 오픈토크, GV 등 본격적으로 관객과의 만남 시작

[부산=데일리환경 정민오기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개막 이틀째를 맞은 7일, 영화와 관객이 만나는 풍경이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영화제의 권위와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일반 관객과의 거리는 좁히겠다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방향이 실제 현장에서도 느껴졌다.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영화제의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에게는 점점 더 높은 권위와 존중받을 수 있는 수준 높은 영화제로, 일반 관객과 시네필들에게는 점점 더 낮은 문턱의 영화제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 7일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에서 열린 영화제 야외무대인사 중 <그대, 별처럼>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두번째)배우 요코하마 류세이(네번째)가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데일리환경 정민오 기자


영화제 개막 둘째 날인 7일, 영화제 곳곳 현장은 이 같은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주는 듯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 외에도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행사장 곳곳에서는 관객들이 배우들의 무대인사, 오픈토크와 같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을 비롯한 많은 작품들은 감독, 배우 등과 함께하는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며 영화인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 7일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영화 <자필> 상영 후 GV(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홍성민 감독과 정성일 배우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관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데일리환경 정민오 기자


스크린 속 영화를 일방적으로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감독과 배우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자신의 감상을 질문으로 건넬 수 있다는 점은 영화제만의 묘미다.

특히 영화에 익숙한 시네필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영화제의 또 다른 인기 공간은 굿즈숍(MD SHOP)이었다.

영화제 공식 굿즈를 구매하려는 관객들의 줄은 이날도 이어졌다. 인기 상품을 찾는 관객들이 몰리면서 현장에는 상당한 대기 행렬이 만들어졌다.

기자 역시 영화제 굿즈를 구입하기 위해 약 40분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극장 앞에 줄을 서는 것과는 또 다른 풍경이었다.

▲ 영화의 전당 내 굿즈샵의 대기중인 관객들의 모습 ⓒ데일리환경 정민오 기자


영화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영화제 자체를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즐기는 관객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행사장 곳곳에서 관객들의 동선을 안내하고 상영관 입장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영화제 특성상 현장을 운영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아 보였지만, 실제로 상당수 자원봉사자들이 바쁜 상황에서도 관객들의 질문에 응대하며 현장을 지켰다.

다만 현장 응대가 모두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장소와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영화의 전당 루프씨어터 내부에서 불필요한 통제, 일부 상영관 내 관객 입장 과정에서 강압적이고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응대도 있었다. 영화제를 찾는 관객 입장에서는 작은 말 한마디와 안내 태도가 영화제의 첫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물론 수많은 관객을 상대하는 현장에서 모든 응대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제가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면 프로그램뿐 아니라 현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모든 접점 역시 중요할 수밖에 없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도 세계적인 영화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작품과 영화인들을 부산으로 불러 모으는 한편, 다양한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영화제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는 영화인의 자부심 어린 눈빛과, 그들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애정 어린 시선도 영화제 현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 영화의 전당 루프씨어터에서 관객들이 영화인들과 소통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환경 정민오 기자


'전문가에게는 더 높은 권위, 관객에게는 더 낮은 문턱'

개막 이틀째 현장에서 바라본 부산국제영화제는 적어도 이 두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었다.

극장 안에서 영화를 보고, 상영이 끝난 뒤 감독과 배우의 이야기를 듣고, 행사장을 거닐다 굿즈숍 앞에 늘어선 긴 줄에 합류하는 것까지. 영화 한 편을 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화와 사람, 그리고 그 공간의 분위기까지 영화제 속에서 함께 경험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부산국제영화제가 관객에게 건네는 또 하나의 묘미일지도 모른다. 영화라는 이름으로 국경과 성별, 나이를 초월해 친구가 될 수 있는 곳.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부산 센텀 롯데시네마, 센텀 CGV 등의 상영관과 행사장에서 이어진다.

부산=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