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원시별의 급격한 밝기 변화 과정에서 행성 재료가 생성되는 모습을 관측하고, 이 물질이 바깥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한 이정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10월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올해 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공식 자료를 통해 소개했다.
연구의 중심에는 뱀자리 성운에 있는 원시별 ‘EC 53’이 있다. 지구에서 약 1300광년 떨어진 이 천체는 가스와 먼지를 끌어당기며 성장하는 어린 별이다. 주변에는 훗날 행성과 혜성의 재료가 될 물질이 원반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
EC 53은 약 18개월마다 주변 물질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밝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약 100일 동안 이어지는 이 시기는 별 주변의 물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할 수 있는 관측 기회다.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중적외선 관측 장비인 MIRI를 이용해 평온한 시기와 밝아진 시기의 신호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한 물질은 ‘결정질 규산염’이다. 규산염은 지구의 암석을 이루는 주요 성분으로, 이 가운데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질 규산염은 높은 온도에서 형성된다. 그런데 태양계의 차가운 외곽을 도는 혜성에서도 이 물질이 발견돼, 생성 장소와 이동 경로가 천문학의 오랜 질문으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EC 53이 밝아진 시기에만 나타나는 결정질 규산염의 방출 신호를 확인했다. 포스터라이트와 엔스타타이트라는 광물의 특징적인 신호였다. 이는 원시별이 물질을 빠르게 흡수하는 동안 원반 안쪽이 뜨거워지고, 그 열로 먼지 속 규산염이 결정화되는 과정이 진행된다는 관측 증거다.
빛을 파장별로 나누는 분광 관측은 멀리 있는 천체의 성분을 읽는 방법이다. 물질마다 빛을 흡수하거나 내보내는 파장이 달라, 연구진은 이 차이를 통해 두꺼운 먼지에 가려진 별 주변에서 어떤 광물이 만들어지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새로 만들어진 광물을 바깥으로 옮길 수 있는 흐름도 확인했다. 원시별 주변에는 빠르고 좁게 뻗는 제트와 이를 감싸는 상대적으로 느린 분자 유출류가 겹쳐 있었다. 이러한 구조는 원반 안쪽에서 형성된 작은 입자가 위로 떠올라 외곽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한다.
이번 관측이 결정질 입자의 외곽 도착까지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고온에서 광물이 만들어지는 현장과 이를 운반할 수 있는 유출 구조를 함께 포착하면서, 뜨거운 내부 원반과 차가운 혜성 형성 영역을 연결하는 설명에 힘을 실었다.
이 성과는 국내 연구진이 연구를 기획하고 국제 협력을 주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ALMA 전파망원경 자료를 결합한 연구는 어린 별의 성장 과정과 행성 재료의 변화를 함께 살폈다. 과기정통부는 초기 태양계와 행성 형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어린 별 주변의 먼지는 오랜 시간 충돌하고 뭉치면서 더 큰 입자와 암석으로 자란다. 그 일부는 행성을 이루고, 일부는 혜성에 남아 행성계가 만들어지던 시절의 흔적을 간직한다. EC 53에서 포착한 광물의 생성과 유출은 태양과 지구가 형성되던 초기 환경을 이해하는 실마리다. 별이 자라는 순간에 행성의 재료도 함께 만들어지고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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