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사진)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기준 전국 70,174개 경로당 중 주 5회 식사를 온전히 제공하는 곳은 21,091곳(30.1%)에 불과했다.
전국 경로당의 평균 급식 제공 일수 역시 당초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주 3.5회 수준에 정체돼 있다.
조리 인력 턱없이 부족… 80대가 밥 짓는 '노노(老老) 취사' 여전
현장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조리와 배식을 담당할 인력 부족이다. 현재 복지부의 경로당 급식 지원 노인일자리 인력은 전국 48,745명으로, 경로당 1곳당 평균 0.69명꼴에 그친다. 조리원 1명조차 온전히 배치되지 못하는 구조다.
농어촌 소규모 경로당의 실태는 더욱 열악하다. 경북의 한 경로당에서 매주 식사를 해결한다는 김모(81) 어르신은 "정부에서 매일 밥을 준다고 홍보하기에 기대했는데, 결국 밥을 짓고 설거지하는 사람은 70~80대 회원들"이라며 "팔다리 성한 곳 없는 노인들이 순번을 정해 수십 명분의 밥상을 차리다 보니 부담스러워 아예 급식을 포기하자는 말까지 나온다"고 털어놨다.
1년 만에 시행령 번복… 국비 부식비 예산은 '0원'
재정 지원의 엇박자도 현장의 혼란을 부추겼다. 정부는 지난 2024년 11월 「보조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냉·난방비와 양곡비 잔액을 부식비로 전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불과 1년 만인 2025년 12월 '집행 잔액' 문구를 삭제하며 슬그머니 원상복구했다. 이어 2026년도 본예산 및 추경에서도 국비 부식비 예산은 단 1원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경로당 부식비 지원 격차는 최대 23배까지 벌어졌다. 서울과 제주는 개소당 월 42만~98만 원 수준의 부식비를 지원하는 반면,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경남(4.2만 원), 전북(7.5만 원), 전남(8.9만 원), 경북(10.1만 원) 등은 월 10만 원 안팎의 쥐꼬리 지원에 머물고 있다.
지자체 복지 담당 공무원 박모 씨는 "지방 재정이 열악한 시·군 단위에서는 국비 매칭 없이는 반찬값 예산을 늘리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다"며 "중앙정부가 '주 5회 식사'라는 장밋빛 청사진만 발표해 두고 실질적인 예산 책임은 지자체로 떠넘기니 현장 행정만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한노인회 관계자 역시 "경로당은 단순한 친목 공간을 넘어 결식 예방과 고독사 방지를 위한 기초 사회안전망"이라며 "쌀만 주고 반찬 살 돈과 조리 인력을 주지 않는 것은 어르신들에게 빈 밥상만 차려놓으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생색내기 복지'의 덫, 국가 책임 응답해야
경로당 급식 확대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취약계층 어르신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국정과제였다. 그러나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행태는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시행령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면서도 정작 밥상에 올릴 반찬값(부식비) 예산은 전액 삭감한 채 지자체 재정에 내맡겼다. 그 결과 고령화가 가장 심각하고 복지 인프라가 취약한 농어촌 지자체의 어르신들이 가장 부실한 밥상을 마주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만희 위원장의 지적처럼, 복지 공약의 실천은 구호가 아닌 예산과 인력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정부가 '지방 이양 사무'라는 행정적 핑계 뒤에 숨어 실태 파악조차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현장의 80대 노인들은 오늘도 무거운 밥솥을 들고 있다.
경로당을 촘촘한 지역 복지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는 국비 부식비 정식 편성과 상주 조리 인력 확충 등 구체적인 재정 책임부터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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