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는 부실 검증에 따른 1,000억 원대 예산 낭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 반면, 건설·주택업계는 "정부 정책을 믿고 리스크를 떠안은 민간 사업자에게 제도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2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모경종 의원(사진)은 신축매입약정 공사비 연동형 제도의 졸속 도입과 이에 따른 행정 혼선을 집중 추궁했다.
신축매입약정은 민간 사업자가 준공한 주택을 LH가 매입해 공공임대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당초 감정평가 방식을 취했으나, 2024년 2월 공급 실적을 조기에 채우기 위해 실제 투입 공사비를 반영해 주는 '공사비 연동형'이 전격 도입됐다.
문제는 공사비 검증 기준의 부재였다. LH는 제도 도입 16개월이 지난 2025년 6월에야 부랴부랴 세부 검증 기준을 마련했고, 이후 대통령의 지적이 나오자 2026년 2월 이를 재차 강화했다.
모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초기 기준 미비 상태에서 체결된 약정 21건은 강화된 기준 대비 약 900억 원 비싸게 체결됐다. 여기에 감정평가 방식이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원가검증 용역비 167억 원이 더해지며 약 1,000억 원의 재정이 낭비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LH는 제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올해 3월 공사비 연동형을 폐지했다.
업계 "실적 급급할 땐 유인하더니 일방 폐지… 계약 신뢰 추락"
정치권의 질타와 달리 재계와 건설업계의 시각은 싸늘하다. 원자재값 폭등과 고금리로 주택 착공이 멈춰 서자, 당국이 '실제 공사비를 전액 반영해 손실을 보전해 주겠다'며 민간 참여를 적극 독려해 놓고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제도를 뒤집었다는 비판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2024년 당시 정부가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매입약정에 참여하라고 전방위로 유도했다"며 "공사비 연동형이라는 약속을 믿고 비싼 금융비용을 감수해가며 토지를 매입하고 설계를 마쳤는데, 기준을 수시로 쪼아대더니 결국 폐지해 버렸다. 정부 정책을 믿고 들어온 사업자만 사지로 내몰린 셈"이라고 토로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관련 단체 안팎에서도 "행정 편의주의적 제도 번복이 주택 공급 생태계의 예측 가능성을 완전히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당초 토지비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사업성이 나오지 않던 빌라·다세대 시장에서 공사비 연동형은 유일한 숨통이었으나, 명확한 기준 없이 제도를 띄웠다가 뒤늦게 발을 빼며 민간 사업자에게 규제 리스크와 금융 부담만 안겼다는 것이다.
분쟁·소송 33건 폭증… LH 승소해도 회수율은 '0.17%' 불과
정책 혼선은 이미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LH 자료에 따르면 신축매입약정 관련 소송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6건에 불과했으나, 2025년 13건, 2026년 상반기에만 8건으로 급증해 누적 33건, 청구액 296억 5,000만 원에 달한다.
반면 LH의 사후 수습 능력은 턱없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LH가 승소를 확정지은 11건의 판결 인용액 20억 원 중 실제로 회수한 금액은 350만 원, 회수율 0.17%에 그쳤다. 분쟁이 길어지는 동안 부실 사업장이 파산하거나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사실상 손실로 굳어진 셈이다.
모경종 의원은 "검증 기준도 없이 졸속으로 제도를 띄운 탓에 향후 계약 해지와 공사비 정산을 둘러싼 소송 폭증이 불가피하다"며 "LH 차원의 분쟁 전담 대응체계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성훈 LH 사장은 "제도 변경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을 수습하는 것은 명백히 LH의 몫"이라며 "인력 부족의 어려움이 있지만 제기된 문제들을 면밀히 챙기고 전담 관리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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