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석, 250만 원 넘는 국민연금 일시금, 압류방지 '0원'… 21만 수급자 무방비 노출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0-14 10:18:25 댓글 0
월 연금은 쪼개서 넣어주면서 일시금은 ‘전액 일반계좌’… 금융권 “공단 행정 편의주의 탓”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국민연금 수급자의 최소 생계비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압류방지 전용계좌(‘국민연금 안심통장’)가 정작 일시금 수급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달 받는 노령연금은 250만 원 한도를 초과할 경우 두 계좌로 나눠 지급하면서, 반환·사망일시금은 250만 원을 단 1원이라도 넘기면 전액 일반계좌로만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환·사망일시금 안심통장 입금 현황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서영석 의원(경기 부천시갑)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반환일시금과 사망일시금 수급액이 안심통장 입금 한도인 25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안심통장으로는 단 한 푼도 넣지 못하고 전액 일반계좌로 지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심통장 한도 초과로 일부 연금액을 일반계좌로 받는 노령연금 수급자

2025년 기준 반환일시금 1건당 평균 지급액은 약 665만 원, 사망일시금은 약 620만 원에 달한다. 평균 지급액 자체가 한도의 두 배를 훌쩍 넘어 대다수 수급자가 제도적 보호망에서 원천 배제되는 구조다.

실제로 2025년 반환일시금 지급 19만 9,383건 중 안심통장으로 지급된 것은 3,715건(1.8%)에 불과했고, 사망일시금 역시 1만 8,110건 중 단 103건(0.5%)에 그쳤다. 이들 모두 지급 총액이 250만 원 이하인 경우였다.


반환일시금은 최소 가입기간(10년)을 채우지 못한 가입자가 그간 낸 보험료를 돌려받는 돈이며, 사망일시금은 유족연금을 받지 못할 때 지급되는 급여다. 지난해 두 일시금 수급자는 총 21만 7,493명, 지급 규모만 1조 4,376억 원에 달했다.

문제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노령연금과의 심각한 형평성 격차다. 월 노령연금은 250만 원을 초과할 경우 250만 원까지는 안심통장에, 초과분은 일반계좌로 분리 지급된다.

실제로 2025년 한 해에만 1,557명이 분리 지급 혜택을 받았다. 예컨대 월 노령연금이 300만 원인 수급자는 250만 원을 안심통장으로 보호받지만, 반환일시금 300만 원을 받는 수급자는 300만 원 전액이 일반계좌로 입금돼 압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현행 국민연금법과 시행령 어디에도 일시금의 분리 지급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들은 은행의 전산 시스템 문제가 아닌 연금공단의 지급 행정 기준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연금영업부 관계자는 "압류방지 전용계좌는 법령상 1회 입금 한도가 250만 원으로 제한돼 있을 뿐, 발송 기관에서 금액을 쪼개어 입금(타행 또는 동일 은행 일반계좌 분리 송금)하는 전산 연계는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며 "노령연금에서 이미 시행 중인 분리 입금 방식을 일시금 지급 시스템에 적용하지 않은 공단의 소극적 행정 기준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일반계좌로 입금된 돈도 민사집행법상 압류금지 채권 범위에 해당하지만, 통장이 압류되면 고객이 직접 법원에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신청'을 내고 결정을 받아야 해 수개월간 생계비가 묶인다"면서 "금융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재산권 보호를 위해선 공단 단계에서의 일시금 분할 지급 전산화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서영석 의원은 "안심통장은 수급자가 계좌 압류 후 법원을 전전하며 생계비를 되찾으라고 만든 제도가 아니라, 최소한의 생계비를 원천적으로 지켜주기 위한 제도"라며 "월 연금이든 일시금이든 법이 보장하는 250만 원의 보호 가치는 동일한 만큼, 공단은 행정 편의주의를 벗어나 일시금 역시 분리 지급이 가능하도록 즉각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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