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통을 거듭했던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 품에 안기게 됐다.
7일 홈플러스 본사인 영국 테스코는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테스코 측이 7조6800억, MBK 측이 7조2000억원이라고 밝혀 4800억원의 차이가 나는데 이는 한국과 영국의 회계기준이 다르고 입금 등을 산정할 때 감가상각 등을 적용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홈플러스 인수 대금 7조2000억원은 국내 M&A사상 최대 금액. MBK는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에서 KKR 컨소시엄, 칼라일그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인수가격으로 가장 높은 7조원 이상을 써내 홈플러스를 품에 안게 됐다.
앞서 홈플러스는 매각을 앞두고 온갖 구설에 휘말리며 몸살을 앓았다. 먹튀 논란, 노조·시민단체의 반발에 이어 최근 구조조정 의혹까지 제기돼 구설에 오르기도 한 것. 새주인 찾기도 불투명 했다.
먼저 먹튀 논란을 촉발한 건 홈플러스 본사인 테스코였다.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에 나선 곳은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미국 사모펀드 KKR 컨소시엄 등으로 이들은 당초 예상가인 7조원 내외의 가격을 제시했다. 하지만 테스코가 1조3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인수후보들에게 통보한 것이다.
이 경우 홈플러스의 인수가는 6조원으로 낮아지며 여기에 테스코가 홈플러스에 빌려준 1조5000억원과 세금 등을 빼면 실제 가격이 4조5000억대로 급락하게 되는 모양새가 된다.
테스코 입장에선 가격을 깎아줘도 그에 상당하는 배당금을 챙길 수 있어 ‘손 해 안보는 장사’였다. 세금을 덜 낼 수 있다는 점 또한 테스코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처럼 테스코가 홈플러스 매각을 앞두고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는 모양새를 띠면서 ‘먹튀’ 논란이 제기됐다. 시민단체는 “홈플러스와 테스코가 이익 극대화에만 몰두해 2406만여 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에 대해서는 어떤 사죄와 보상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현재 MBK파트너스 품에 안기긴 했지만 당초 새주인 찾기도 불투명했다. 앞서 지난 9월2일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까지 진통의 연속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8월24일 본입찰에는 국내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KKR 컨소시엄, 칼라일 그룹 3곳이 참여했지만 칼라일그룹이 인수포기를 결정하면서 홈플러스 인수전은 2파전 양상을 띠었다.
그러나 테스코의 1조원대 배당설과 더불어 최종 인수후보자들이 기업 정상화보다는 이익실현을 최우선시하는 사모펀드라는 점이 세간에 부각되면서 쉽사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이러한 비난 여론은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홈플러스 매각과 관련해 국민연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인수 유력 후보에 오른 MBK에 국민연금이 1조원가량의 투자를 약정한 사실이 알려지면 “국가기관이 먹튀 자본에 힘을 실어준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더욱이 최종 후보에 올랐던 KKR 컨소시엄에 대해 국세청이 세금 탈루 혐의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거셌다.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국가기관인 국민연금이 문제가 있는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국민연금의 투자 덕에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게 된다면 무자비한 먹튀가 다시 재현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05년 3월에 설립된 자산규모 82억 달러에 이르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사모펀드 그룹 중 하나로 서울과 도쿄, 상하이, 홍콩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지금까지 22개 기업에 투자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업계의 선도기업으로 업계 최고의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는 우량기업이고 미래 성장 전망도 밝아 인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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