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인수전, 금융권 ‘뜨거운 감자’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09-17 09:16:09 댓글 0
인수전 뛰어든 미래에셋 “누구의 품에 안길까”

대우증권 인수전에 금융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9월9일 미래에셋증권은 4395만8609주 규모의 주주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당 예정 발행가는 2만7450원.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총 1조2066억원의 운영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미래에셋증권이 유상증자에 나선 배경에 대해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총알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보도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의 기존 자본금은 약 2조5000억원으로, 여기에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1조2066억원을 더할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자본금은 대우증권 매입가인 2조에서 2조5000억원을 상회한다”고 말했다.


실제 대우증권 매입가격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43%로 주식가치는 약 1조70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30% 수준으로 알려진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대우증권의 매입가격은 2조원을 웃돌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특히 최근 심혈을 기울였던 인터넷전문은행 인수를 포기한 것을 두고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었냐는 의구심도 함께 나오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유동성 확보 뿐만 아니라 만약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할 경우라도 자본금이 무려 3조원대를 육박하게 되면서 종합금융투자사(IB)로 인정받기 위한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M&A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미래에셋증권에게 있어 ‘손해 볼게 없는 장사’라는 후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대우증권 인수는 기존 KB금융, 중국 최대 국유기업 시틱그룹 2파전에서 3파전 양상으로 향하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대우증권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인수자들이 많을수록 대우증권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웃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대우증권 노조는 “유상증자를 통한 돈으로 회사가 인수되면 구조조정은 불 보듯 뻔 한 노릇”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는 전 임직원들이 자금을 출자해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직접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지만 노조가 예측하고 있는 인수 대금 1조4000억원과 업계에서 예상하는 2조5000억원과는 큰 차이가 있어 쉽지 않다는 것이 일각의 분석이다.


또 다른 일각에선 이번 대우증권 인수를 둘러싼 금융권의 경쟁을 두고 “인수를 희망한 업체들이 대우증권의 몸값만 올리고 빠지면 그 부담은 전적으로 인수자에게 돌아간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하고 있다.


앞서 KB금융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대우증권 인수전이 미래에셋증권의 유상증자 발표와 함께 3파전 양상을 띄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 대우증권 2파전 구도가 유력했던 대우증권 인수전에 미래에셋증권이 뛰어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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