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구조조정으로 본 25년‘벤처신화’‘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09-20 08:50:16 댓글 0
▲ 팬택

국내 휴대폰 3위 팬택이 회생을 앞두고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새 주인인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팬택 직원 900명 중 500명만 같이하기로 결정한 것. 18일 팬택은 직원 900여명 중 400여명에게 퇴사 통보를 했다. 해고 통지를 받은 직원의 퇴사일은 오는 10월23일이다. 팬택 관계자는 “해고는 통상적으로 실시 1개월 전에 알려줘야 한다”며 “추석 연휴 등을 감안 계획을 짰다”고 말했다.



팬택은 현재 인수합병(M&A)가 진행 중이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8일까지 잔금을 치른 뒤 16일 관계인집회를 거치면 절차가 끝난다.


직원 정리해고는 새 팬택 출범 뒤 구조조정 형태이며 퇴직급 지급 주체는 새 법인이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당초 9월 초 팬택 인수를 마치려했지만 자금 확보 지연과 사업 전략 수정으로 10월로 연기됐다.


휴대폰 사업을 인도네시아 중심 해외만 하려던 것에서 국내도 하게 되면서 인수금액과 규모가 변했다.



팬택은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매각이 난항을 겪으며 직원들은 새 인수자가 고용승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합의서를 써 준 상태다


‘회사 생존=직원 유지’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해고 통지를 받은 직원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남은 직원 역시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자회사 영업사원 출신이 1991년 설립한 무선호출기회사 팬텍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도약했으나 판매부진의 늪에 빠져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했던 팬텍은 치열한 스마트폰 경쟁에서 패해 ‘일장춘몽’으로 생을 마감하게됐다. 팬택은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스카이’ 브랜드로 큰 인기를 누린 데 이어 스마트폰 ‘베가’(VEGA) 시리즈를 판매해왔다.



팬택은 지난 1991년 설립된 후 1992년 4월 무선호출기(삐삐)로 통신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1997년 5월 휴대전화 생산을 시작했으며, 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됐다.


지난 2001년 현대큐리텔(현 팬택앤큐리텔)에 이어 2005년에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레텍을 인수 합병하는 등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팬택은 무리한 사업 확장 여파로 잇단 자금난에 빠졌다. 2006년 12월 채권은행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키로 결의한 후 2007년 4월 유동성 악화로 1차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팬택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전체 인력의 35%, 임원의 60%를 감원하는 등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쳤다.


수출국은 50개국에서 2개국으로 줄여 선택과 집중을 꾀했다. 2008년 4월에는 마포 본사 사옥을 2000억원에 매각했으며 이듬해 12월에는 팬택·팬택앤큐리텔을 합병했다.



팬택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지난 2007년 3분기부터 20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2010년 12월에는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1년 12월 팬택은 5년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팬택은 워크아웃을 졸업하자마자 2012년 3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그 후에도 적자가 지속되자 박병엽 전 대표는 2013년 9월 사의를 표명했다. 800명의 직원들도 무급 휴직에 들어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와 수의계약을 반복하다 지난해 4월 스스로 법정관리를 포기하면서 25년동안 이어온 팬택의 ‘벤처신화’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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