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등 대기업 신규 채용이 달갑지 않은 이유

최성애 기자 발행일 2015-09-23 21:08:21 댓글 0
▲ 신규채용

삼성, SK 등 국내 주요 그룹 13개사는 연초 계획 대비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10% 이상 늘리기로 했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13개 주요그룹 일자리 확대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들은 올해 약 10만300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키로 했다.



올해 채용 규모를 늘릴 예정인 그룹은 △삼성(2000명·이하 추가 인원) △SK(1000명) △GS(200명) △한진(540명) △한화(3987명) △CJ(1600명) △효성(51명) EMD 7개 그룹으로 총 9378명이다. 현대자동차, 롯데 등 6개 그룹 등은 중국 성장 둔화, 수출 부진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됐음에도 연초 계획된 채용규모를 유지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통상 30대 그룹의 연간 채용규모가 12만명 정도임을 고려할 때, 이번 조사 결과처럼 13개 그룹이 약 1만명을 더 뽑는 것은 상당한 규모"라며 "최근의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을 생각한다면 기업들의 큰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이후에도 이같은 신규채용 확대 노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들 13개 그룹 중 8개 그룹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은 신규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전경련의 분석에 따르면 2016~2017년 채용예정 규모를 올해 초에 계획했던 것 보다 14.5% 더 늘리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 기업들의 향후 채용계획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9500명 채용 계획에서 2016~2018년 연평균 1만2000명을 채용키로 했다.


롯데는 1만5800명에서 2016~2018년 사이에 5만8200명을, 신세계가 2016년부터 매년 1만명 이상을 채용한다. 한화는 올해 4700명을 채용키로 했는데, 내년부터 2017년 사이에 1만1840명을 더 채용하기로 했다.



또 개별 그룹별로 기존에 발표한 대로 향후 5만8000명의 청년에게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사회맞춤형 학과 및 창업 교육 등 양질의 일자리 기회도 제공한다.


오는 2017~2018년까지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은 6개 그룹에서 9400명 이상을 모집할 예정이고, 사회 맞춤형 학과는 9개 그룹에서 4800명 이상, 기타 창업교육 등은 6개 그룹에서 4만4000명에게 제공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미 일자리 확대계획을 발표한 13개 그룹의 경우 철저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노동개혁 관련 입법이 속도를 낸다면 13개 그룹 외 많은 대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에 동참해 성과가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은 한켠에선 경기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이나 고육지책으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 하는게 아니라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격’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삼성중공업은 사무직과 생산직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섰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들어 두번째 희망퇴직을 추진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임원이 아닌 55세 이상 직원들을 올해까지 모두 내보내기로 했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이미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삼성그룹도 계열사별로 희망퇴직과 창업지원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침체된 경기상황에 따른 인건비 절감과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부담감을 사전에 줄여보자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업계 전반적으로 ‘구조조정 쓰나미’가 몰려오면서 기업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뒤숭숭하다. 대기업에 다니는 한 부장은 “대책없이 무조건 나가라고 하는 회사 분위기에 몸을 사리고 있을 정도”라며 “이제는 50세만 되면 퇴직준비를 생각해야 한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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