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틈새시장 넘어 건설업 주류로 급부상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09-24 06:50:28 댓글 0
이봉관 회장의 추진력과 통찰력이 빚어낸 금과옥조 경영철학이 한몫 교회, 병원, 학교 특화 건설 이어 미래형 환경에너지 자원화 진행도

경기가 어려울 때 제일먼저 건설사들이 어렵다고 손사래를 칠 때, 틈새 시장 공략과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며 일신우일신하는 기업이 있다.


이봉관 회장(70)이 이끌고 있는 서희건설이 그 주인공이다. 대형 재벌 건설사가 아님에도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이끌며 수익을 올리는데는 아파트나 빌딩 건축 등에 집중할 때, 서희건설은 교회, 병원, 군부대 등의 특화 분야 건설로 입지를 다졌다.
또한 이 회장이 직접 공정을 챙기고, 고령의 나이에도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열정어린 사업 운영 철학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이 회장이 교회 건축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영산성전을 비롯해 광림교회, 삼일교회 등 유수의 대형교회 40여개를 준공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천의대 길병원, 분당 차병원 등도 세웠다. 특히 지난 2007년 1950억원 규모의 인제대 해운대백병원(1004병동)을 수주한 것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업계에 회자될 만큼 큰 화제가 됐다.


서희건설은 군부대와 교도소를 세우기도 했는데, 국내 최초로 미 극동 공병단(FED·Far East District) 발주사업 참여 자격을 획득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8군 장교숙소를 건립, 운영했으며, 국내 최초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를 준공하기도 했다.


대학 내 건물을 짓는 것도 유명하다. 이 회장의 학부과정 모교인 경희대 경영대학관과 국제회관을 비롯해 홍익대 디자인센터, 동국대 100주년 기념관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교회, 병원, 학교 건축은 대부분 건설사들이 기피하는 편이다. 건축물 디자인이 독특하고 시공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해 높은 시공기술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시공에 관여하는 이해당사자들이 많아 민원이 발생해 사후관리가 힘들기 때문. 그럼에도 이 회장은 과감히 틈새 시장에 뛰어들고 독보적인 존재로 살아남았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아파트 미분양, 빌딩 미분양 등의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안정적인 자금 흐름이 확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희건설이 이런 틈새 시장만 공략하는 것은 아니다.


틈새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은 후에는 아파트 건설에도 뛰어들었다. 2002년 2월 당시 서희건설이 완공한 경기도 수원 매탄 동수원그린빌주공아파트가 대한주택공사(현 LH)로부터 ‘우수 시공업체’로 선정되면서 중견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아파트 시공 경험이 거의 없던 건설사가 대한주택공사 우수 시공업체로 선정된 건 최초의 사례였다. 이후 2008년에 ‘서희스타힐스’ 브랜드로 처음 분양한 서울 길음역 서희스타힐스 주상복합아파트(151가구)가 평균 49.5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서희건설의 브랜드 아파트인 '서희스타힐스'는 현재 전국 22개 소에서 분양 및 분양 계획을 통해 예비입주자에게 꾸준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여기에 미래형 환경에너지 자원화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미 15여년 전인 2000년부터 공을 들이고 있다. 2001년 국내 최초로 부산에 쓰레기 매립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LFG(Land Fill Gas·매립가스) 발전소를 가동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전국의 발전소에서 수만 ㎾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자연 배출하거나 태워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LFG 발전 사업은 가스 포집시설을 설치해 메탄가스를 포집한 후 엔진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LFG 발전 사업을 바탕으로 부산 강서구 생곡동에 국내 최대 규모인 부산음식물자원화발전시설을 2005년 1월 완공하기도 했다. 이 시설은 부산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200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발생한 가스를 이용해 시간당 2000㎾ 전기를 생산한다. 처리된 음식물은 퇴비화해 오염 걱정이 없다고 서희건설 측은 전했다.


또 서울에는 음식물자원화시설을 설립했다. 동대문구 용두동 일대에 음식물자원화시설인 동대문환경자원센터를 준공, 운영 중이다. 다양한 환경에너지시설 덕분에 서희건설은 음식물류 폐기물 관련 정부 정책의 최대 수혜주로도 평가받는다.


한편, 1945년 평양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포항제철(현 포스코) 공채 2기 출신이다. 이북 출신답게 추진력과 끈기로 지난 1994년 서희건설을 설립해 20년간 직접 이끌고 있다. 이 회장은 빠른 시간 내에 큰돈을 벌 수 있는 사업보다는, 조금 늦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인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다고 한다. 특히 위험성 높은 사업은 하지 않는 게 기본 철학이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 분위기지만 이 회장은 이를 깨기위한 수평적이고 유연한 분위기 조성의 노력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예로 말단 직원들도 새로운 건축공법이나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아이디어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준다. 게다가 정년퇴직이 없어 일하고자 하는 직원에게는 계속 일할 기회를 준다는 뜻이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서희건설은 창립 이후 단 한 건의 노사분규도 없었다. 기업의 본보기가 되는 서희건설. 앞으로의 발전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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