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곤경에 처한 내막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0-02 09:32:41 댓글 0

권오준 포스코 회장 체제에 대한 위기론이 심각한 수준이다.


검찰의 포스코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되고 포스코 사내에 최고 경영진의 무능력을 고발하는 확인되지 않은 ‘포스코 내부문건’이 나돌아 해당 기업과 관계자들을 당혹게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3년간 일본 철강사와의 법적 분쟁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 내부에서는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내부단속에 들어갔지만 당혹스러운 모습이 영력하다.


지난 9월7일 <조선비즈>가 단독 보도한 ‘포스코 내무 문건 파장…권오준 흔들긴가 포스코 살리긴가’로 포스코는 현재 문건을 배포한 사람을 색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달여 동안 별다른 성과없이 여론은 쉬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문건의 존재여부와 진위 여부를 떠나 예상치 못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함구하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앞서 해당 언론이 입수한 문건 내용을 들여다보면 권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역량이 부족하고, 파이넥스 공법 등 핵심 기술이 오히려 회사를 망치고 있다는 비판이 담겨 있다. 문건은 ‘현재 포스코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해 권 회장 취임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포스코와 계열사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주가 역시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포스코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조원 넘게 감소할 것이란 주장이 담겼다.


이처럼 상황이 어렵지만 포스코 경영진들은 시장과 경영을 전혀 모르는 엔지니어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도 덧붙여져 있다.


문제는 이번 문건의 진위여부를 떠나 그 파장은 윤리경영·열린경영을 강조한 권 회장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게 불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검찰의 정준양 전 회장 수사와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매각검토 문건 유출에 따른 ‘순혈주의’ 논란, 지지부진한 실적 개선 상황이 맞물려 그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 전 회장의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의 칼날은 ‘티엠테크 비자금 조성 의혹’에도 맞춰져 있다.


설비 보수·관리 업체인 티엠테크는 포스코컴텍에서 100% 매출을 내고 있어 자칫 권 회장에게 불똥이 튈 수 있는 상황. 포스코의 실적도 문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15조1895억 원의 매출(연결기준)을 기록한 포스코지만 이는 지난해 동기(16조7036억 원)대비 1조5000억 원 이상 줄어든 성적이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8391억원에서 6863억원으로 18.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5.02%에서 4.52%로 하락했다.


실적 침체의 더 큰 문제는 수익성이 강화보다는 원재료 원가 하락, 비용절감 등을 통해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지표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전기비용 절감을 위해 환경법 상 금지돼 있는 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키위해 지역사회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3년6개월간 법적 분쟁을 벌인 일본 철강업체인 신일철주금에 ‘방향성 전기강판’ 제조 기술 관련 영업비밀 및 특허 침해에 대한 합의금 명목으로 300억엔(약 2960억원)을 지급해 경영난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해당 분쟁과 관련해 포스코는 최근 신일철과 합의하고 3건의 소송을 모두 취하했지만 가뜩이나 판매 부진과 부실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앞서 신일철은 2012년 4월 포스코가 자사의 퇴직사원을 고문으로 채용, 방향성 전기강판 제조기술을 빼돌렸다며 일본 도쿄지방법원에 영업비밀 및 특허 침해 소송과 함께 약 1조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미국 뉴저지주 연방법원에도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포스코는 이에 맞서 그해 7월 대구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 소송을 내고 같은 해 9월 미국 특허청과 이듬해 4월 한국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 관련 소송이 진행중이었으나, 법적 분쟁을 계속하기보다는 협상으로 매듭짓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국내외 철강시장 부진, 과거 경영부실에 대한 구조조정 지연, 검찰 수사와 내부 문건 그리고 법적 분쟁까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포스코의 어려움으로 권오준 체제에 대한 위기론은 단순히 관측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