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야기” 이수화학 불산 누출 ‘후폭풍’

최성애 기자 발행일 2015-11-20 20:20:33 댓글 0
작년 1차 누출, 10차례 안전점검 ‘공염불’ 인근주민 ‘불안’

이수화학 울산공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 유독물질인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수화학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은 물론 당국의 관리 소홀까지 지적되고 있다. 특히 공장 인근에 17만명 이상의 시민이 거주하고 있어 유독물질 누출 여파는 더욱 거셀 전망이다.


울산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1월16일 0시 47분께 울산시 남구 부곡동 이수화학 울산공장에서 1000리터의 불산이 누출됐다. 소방당국은 지름 2cm의 드레인밸브가 노후화해 균열이 생겨 불산이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누출 당시 이수화학에서는 10여명의 근로자가 있었으나 현재까진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수화학 울산공장 불산 누출사고 발생 당시 최초 신고를 이수화학이 아닌 옆 공장 경비실에서 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소환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이수화학측이 사고를 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0시 45분께 발생한 울산시 남구 사평로 이수화학 울산공장 불산 누출사고의 최초 신고는 이수화학이 아닌 인근 공장에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지청 관계자는 “사고가 난 곳과 당시 이수화학 당직자들이 있던 곳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금방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며 “희뿌연 연기와 냄새를 먼저 감지한 인근 공장에서 최초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장에는 가스 누출을 알리는 경보장치도 따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근로자 10여명은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불산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발생한 불화수소 가스가 주변으로 퍼져 일대의 근로자들이 악취를 호소했다. 이날 한 때 10ppm 농도의 불산이 해당 공장 정문인근에서 검출되기도 했다는 것. 고용노동부의 해당 물질 8시간 노출기준은 0.5ppm, 작업 중 한 순간이라도 넘어서는 안 되는 천장값 기준은 3ppm이다.


이번 사건을 맡은 울산 남부경찰서는 당시 현장에 있던 근무자 10여명, 안전관련 업무 담당자, 간부 등을 소환 조사했으며 수사 범위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눈으로도 드레인(배수) 밸브의 부식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여서 설비 관리에 소홀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참고인 조사와 국과수 감식이 완료되면 책임자를 처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드레인 밸브는 평상시 사용되지 않고, 기존 배관이 고장 났을 경우 보수를 위해 불산 등 위험물질을 다른 설비로 옮길 때 사용되는 ‘비상용 장치’다. 드레인 밸브와 접합부 배관 파손이 사고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경찰의 수사도 이들에 대한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중점을 두고 이뤄지고 있다.


이수화학은 지난해 2월에도 불산혼합물 100리터가량이 누출돼 공장장과 회사 법인이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특히 이번에 누출된 불산은 불화수소를 물에 녹인 휘발성 액체로 반도체 산업에서 필수 화학물질로 쓰이며, 강한 수소 결합력으로 공기 중에 수분과 반응하면 큰 폭발을 일으키기도 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산은 또한 맹독성 화학물질로 피부와 눈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흡입하면 농도 0.5ppm에서 8시간 이상 노출 시 인체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불산이나 고농도 불산 증기가 피부에 닿으면 하얗게 탈색되며 물집이 잡히고, 눈에 닿으면 각막이 파괴되거나 불투명해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피부를 뚫고 혈액 속에 들어가면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부정맥과 심장마비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맹독성 물질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같은 공장에서 누출되자 울산고용노동지청은 사고 공정에 대한 작업 중지와 이수화학에 근로자들 건강 진단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2월 발생한 누출사고에 직원 1명이 폐렴 증세를 보여 장기간 병원치료를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당시의 약 10배가 넘는 양이 누출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난 울산시 국가산업공단 인근에는 17만여명의 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폭발 등의 사고로 이어졌다면 심각한 임명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사고가 발생한 직후 10여곳의 정부기관에서 무려 10차례나 안전점검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해 또 다시 같은 사고가 발생 돼 정부가 형식적인 점검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이수화학) : 이수화학 울산공장 불산 누출사고 발생 당시 최초 신고를 이수화학이 아닌 옆 공장 경비실에서 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소환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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