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한 해가 저물어 가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정기인사가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총수 자제들의 행보가 눈에 띄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녀 이서현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삼성그룹 등 재계에 따르면 지난 12월1일 그룹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이서현 사장이 기존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으로 업무가 바뀌었다.

이 사장은 삼성물산의 패션 사업 총괄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이며 대표이사직은 맡지 않았다. 서울예고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이 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2005년 상무로 승진, 2010년부터는 제일기획 경영전략 업무를 겸직해왔다.
이 사장은 지난 2013년 사장에 올랐으며 삼성그룹 패션부문 성장을 진두지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제일모직 당시 ‘빈폴’을 대표 브랜드로 키우고 ‘구호’와 ‘에잇세컨즈’ 등으로 차세대 브랜드까지 강화했다. ‘패션통’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 사장은 오는 2016년 국내 토종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중국에서 론칭할 예정이며,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성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GS그룹 4세도 경영 전면에 배치됐다. GS그룹 등 재계에 따르면 지난 1일 GS그룹 임원 인사에서 GS오너가 허준홍·허윤홍 상무, 허서홍 부장이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했다.
GS그룹 장손으로 알려진 허준홍 GS칼텍스 상무가 전무로 승진, 법인사업부문장을 맡게 됐다. 허 전무는 GS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의 장손이며 허창수 GS 회장의 5촌 조카다.
허 전무는 1975년 서울 출생으로 보성고등학교를 졸업, 고려대에서 경영학, 콜로라도대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2005년 GS칼텍스에 입사한 이후 2013년 GS칼텍스 싱가포르 법인 원유·제품 트레이딩 부문장을 역임했고, 올 초 GS칼텍스 서울 본사에서 LPG 사업부문장 맡았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1979년생으로 세인트루이스대 국제경영학과 및 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2002년 LG캍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한 후 2012년 GS건설 경영혁신담당(상무)에 선임됐고, 2015년부터 GS건설 사업지원실장을 맡고 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허서홍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 사업부문장(부장)도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미국 쉐브론, 삼정KPMG, GS홈쇼핑 등에서 근무했으며, 삼양인터내셔널과 GS 아이티엠 사내이사에도 등재돼 있다.
현대중공업도 3세 경영 체제로 들어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1월27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 상무가 전무로 승진한다고 밝혔다. 정몽준 대주주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던 현대중공업은 정 상무를 기획실 총괄부문장에서 전무로 승진시킨 것.
최근 사우디 최대 석유회사와 사업협력을 성사시키며 주목을 받은 것과 관련 재계 일각에선 정 전무가 경영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정몽준 최대주주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 정유경 부사장도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 일각에선 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정용진-정유경’ 남매경영의 강화로 분석하기도 한다. 1996년 이사로 경영에 입문한 정 사장은 이사 직급이 없어지면서 2000년부터 상무로, 2009년부터 부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면세점 입성에 성공한 두산그룹도 내년부터 출발할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전무에게 맡겼다. 두산그룹의 광고대행업체인 오리콤에서 부사장직을 맡고 있는 박서원 전무는 두산의 유통사업부문 전무도 겸직하게 된다.
이밖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전무 겸 전략적 성장부문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고, 하이트진로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창업주 고 박경복 회장의 손자이자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