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빅4’ 2016년 화두 집중분석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6-01-04 23:27:15 댓글 0
삼성·현대차·LG·SK, 위기극복 과제안고 일제히 시무식 , 최태원 회장, ‘혼외자 파문’ 후 첫 공식석상 ‘정면돌파’
▲ 사진(정몽구 회장) :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조기 안착시키고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전사적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차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굴지 기업들이 일제히 시무식을 열고 2016년 새해 경영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가운데 재계 ‘빅4’ 삼성·현대차·LG·SK그룹의 신년 경영 핵심 화두가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황이 더욱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위기극복의 과제를 안고 일정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LG·SK그룹이 일제히 시무식에 참석해 신년사를 발표하는 등 생존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그룹 차원의 시무식은 생략했다.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 다만 이재용 부회장이 계열사를 직접 방문하며 새해 업무 계획을 들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사장단과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6년 조용히 신년 업무를 시작했다.


권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에도 세계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고 신흥국 금융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IT업계가 전례 없는 속도로 빠르게 변화해 스마트폰, TV, 메모리 등 주력제품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 부회장은 “핀테크, 모바일 헬스 등 융합 분야에서는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O2O(online to offline), 공유경제 등 혁신 사업모델이 하드웨어의 가치를 약화시키고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으로 경쟁의 판을 바꾸고 있다”며 “새로운 경쟁의 판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권 부회장은 “효율성을 높여 내실을 다지면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CE, IM, DS 등 각 부문의 시너지를 창출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도 4일 시무식을 가졌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 주재로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그룹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6년 시무식을 가졌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자동차 산업은 기존 메이커 간의 경쟁 심화와 함께 자동차의 전자화에 따른 산업 구조적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 올해 경영방침을 ‘산업 혁신 선도 미래 경쟁력 확보’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자동차산업 기술 혁신 주도 △미래 기술개발 역량 획기적 강화 △친환경 경쟁 우위 기술력 확보 △최고 품질 신차로 브랜드 가치 제고 △‘제네시스’ 브랜드 글로벌 고급차 시장 안착 △글로벌 생산/판매체계 효율적 운영 △철강/건설 분야 등 그룹사 경쟁력 강화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모두가 행복한 사회 구현 노력 등을 적극 추진한다.


정 회장은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어려운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이어 800만대 이상의 판매를 달성했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 “최근 세계 경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저유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 시장의 불안 등으로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은 이 같은 대외환경에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대폭 확대하여 자동차 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각국의 안전 및 환경 규제 강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정보통신과 전자 기술이 융합한 미래 기술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올해 선보이는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글로벌 환경차 시장에서 판매 외연을 확대하는 한편, 경쟁 우위 핵심 기술력을 확보해 환경차 대중화를 선도하고 미래 친환경 시장 리더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최고의 품질과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차를 고객에게 제공해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친환경 전용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니로를 비롯해 소형에서 대형까지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다. 또한 아반떼, 스포티지 등 지난해 국내에 출시돼 선풍적 인기를 끈 현대·기아차 대표 차종들을 해외에서 본격 판매한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차인 EQ900(해외명 G90)와 제네시스 G80도 해외 고급차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정몽구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조기 안착시키고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전사적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차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각 거점간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813만대를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철강 사업에서는 첨단 소재 개발을 확대해 완성차의 품질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건설 사업 또한, 고부가가치 분야를 발굴하는데 더욱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사진(구본무 회장) :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해 경영성과에 대해 “일부 미래 사업에서 가능성을 보았지만 시장을 확실하게 선도하는 사업은 많지 않았고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LG그룹도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2016년도 새해인사모임을 가졌다.


이날 새해인사모임은 오프닝 영상 상영, 회장단 및 사장단과 임직원간의 새해 인사에 이어 구본무 회장 신년사와 신년 영상 상영, 지난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선임된 신임 사업책임자 11명 및 신임 임원 77명에 대한 소개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LG 사내방송을 통해 전국의 모든 LG 계열사 사무실과 사업장으로 생중계됐다.


구본무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LG가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산업 구조의 변화와 경쟁의 양상을 정확히 읽고 우리의 사업 구조 및 방식을 면밀히 파악해 근본적으로, 그리고 선제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사업 구조 고도화, 사업 방식의 혁신, 철저한 실행을 통한 실질적인 변화 등 세 가지 전략방향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먼저 지난 해 경영성과에 대해 “일부 미래 사업에서 가능성을 보았지만 시장을 확실하게 선도하는 사업은 많지 않았고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절실히 원하는 시장선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 뿐만 아니라 상당히 험난해 보인다”며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환율 및 유가의 불안정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회장은 특히 “산업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며 “전자, 화학 등 우리 주력 산업이 신흥국의 도전을 받으면서 산업 구조 상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고, 혁신 기업들은 이전과 다른 사업 방식으로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칫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성장은 고사하고 살아남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 회장은 “우리 앞에 놓인 냉엄한 현실과 직면한 위기 상황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할 때”라며 “LG가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산업 구조의 변화와 경쟁의 양상을 정확히 읽고 우리의 사업 구조 및 방식을 면밀히 파악해 근본적으로, 그리고 선제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재계 그룹들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보는 가장 핫이슈로 꼽히고 있다.


이는 최 회장이 4일 오전에 열린 SK그룹 신년하례회에 참석했는데, 혼외자 공개 후 계속되는 ‘칩거’를 끝낸 이후의 ‘정면돌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 회장은 시무식에서 광복절 특사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나왔지만 혼외자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 사진(최태원 회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광복절 특사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나왔지만 혼외자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오전 11시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신년 하례회에 참석했다”고 전하면서 “개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영에만 전념하겠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SK그룹 등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일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반도체 경영현황을 논의한 뒤 경쟁력 강화방안을 협의한 이후 3일 경영구상을 한데 이어 4일 신년회에 참석하는 등 새해 벽두부터 경영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날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16년 SK 신년회에는 최태원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정철길 에너지·화학위원장, 임형규 ICT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와 임직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회를 가졌다.


최 회장은 먼저 올 8월 경영복귀 후 그룹 창업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0조원을 경신한데 대해 임직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 회장은 “한마음 한뜻으로 땀 흘려준 우리 구성원의 덕분”이라고 말하면서도 “다만 올해는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최 회장은 “올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상당히 불투명할 것”이라며 “우려가 크긴 하지만 SK는 '패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데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회장은 “투자와 고용이 가지는 임팩트가 SK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협력사를 포함한 사회 공동체 전체에 긍정적인 형태로 나타나도록 하겠다"며 "많은 관심과 성원으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혜택을 돌려주고, 보답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개별 회사가 처한 환경과 사업구조 특성에 맞게 경영시스템을 설계하고 한층 업그레이드 해 실행력을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솔직함과 신뢰의 기업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서로에게, 그리고 시장에게 솔직할 때 소통 비용이 줄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며 “비록 시간이 많이 소요되겠지만 반드시 정착, 확산해 나가야 할 기업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서 그룹의 안정과 성장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도 견인해야 한다”며 “올해는 SK그룹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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