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발 ‘중금속 검출’에 선긋기 바쁜 정수기 업체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6-07-29 13:49:11 댓글 0

중금속 니켈 성분이 검출된 얼음정수기 사용자들이 제조사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월26일 니켈이 검출된 코웨이 얼음정수기 3개 모델(CHPI(CPI)-380N, CHPCI-430N, CPSI-370N)사용자 298명이 코웨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배소를 냈다. 이들은 “니켈이 섞인 물을 장기간 마셔 질병이 발생할 위험에 노출됐다”며 건강검진비용 150만 원 등 1인당 250만 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사용자 측 소송대리인을 맡은 남희웅 변호사는 “코웨이는 니켈이 몸속에 들어가도 위해 가능성이 극히 미약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이미 2차 소송 인원 1000여 명의 모집이 마무리된 상태이며 앞으로 소송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 코웨이 김동현 대표이사

믿었던 정수기의 배신


앞서 지난 7월 초 코웨이 얼음정수기(CHPI(CPI)-380N, CHPCI-430N, CPSI-370N)에서 중금속인 니켈 가루가 검출됐다.


해당 모델은 증발기를 통해 만들어진 얼음을 순간적으로 에바 내 열선의 온도를 올려 탈빙하는 ‘히터 가열식’구조다. 현재 전문가들은 니켈이 검출된 이유를 뜨거운 가스를 내보내는 증발기와 물이 지속적으로 닿으면서 부식되는 과정에서 도금이 벗겨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타 업체 관계자도 “코웨이의 제품은 순간적으로 온도가 100℃까지 올라갔다가 온도가 급작스럽게 떨어진다. 면적도 넓어서 고온지속 시간도 길다. 부식이 잘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코웨이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무시했다. 코웨이는 지난해 7월 일부 얼음정수기에서 니켈 금속 조각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1년 동안 고객에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정기적인 관리 서비스인양 자사 코디, 서비스 엔지니어를 보내 제품을 보완하는 조치를 했다.


정수기시장 일동 비상등


정수기업계 1위인 코웨이의 안전성 논란에 동종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소비자의 정수기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자기들에게 까지 파장을 미칠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청호나이스, 쿠쿠전자, 동양매직 등 정수기 제조 및 판매 브랜드들은 “특허제도로 인해 코웨이와 구조 자체가 다르다”며 선을 긋는 모양새다.


우선 업계 2인자인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자사의 얼음정수기 탈빙 구조는 ‘히터 가열식’이 아니라 ‘노즐식’이라고 밝혔다. 물총과 같이 물을 쏘아 얼음을 만들고 중력차로 떨어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도금이 벗겨질 염려가 없다는 설명이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쿠쿠전자는 어떨까. 쿠쿠전자 관계자는 “저수조에 물을 받아 얼음을 떨어트리는 탈빙 방식은 유사하나 코웨이의 열선 온도변화는 급격한 반면 자사 제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차가운 유리컵에 뜨거운 물을 바로 넣으면 깨지지만 컵을 서서히 데우면 깨지지 않는 원리라는 설명이다.


마지막 주자 동양매직이 출시한 얼음정수기는 지금까지 딱 한 모델(WPU-3100C)뿐이다. WPU-3100C 탈빙 방식은 ‘핫가스 방식’이다. 열을 일정시간만 에바로 보내기 때문에 온도차가 크지 않고 면적도 좁아 고온지속시간도 짧다는 설명이다.


한편, 동양매직 관계자는 “얼음정수기의 경우 청호나이스와 코웨이가 시장의 90~95%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계로 동양매직의 정수기는 대다수 ‘직수형’이다. 기존 저수조에 물을 모은 뒤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보내는 방식이다.


동양매직과 같이 ‘직수형 정수기’는 현재 업계 최신 트렌드로 통한다. 짧은 시간이라도 고였던 물은 아무래도 세균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다. 실제로 쿠쿠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직수형 정수기 인앤아웃 탱크리스의 렌탈비중과 판매량이 6월 기준으로 31%로 증가했다.


이를 쿠쿠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날이 더워지고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증대됨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