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불러온 기후우울증, 출산 기피 현상→저출산·고령화 문제 대두 

김정희 기자 발행일 2022-05-27 19:34:59 댓글 0

[데일리환경=김정희 기자] 때 이른 폭염으로 인도 대륙이 끓고 있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CNN, BBC 등 주요 외신이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는 폭염에 대한 기사를 전한 것.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월, 1901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122년 만에 가장 더운 달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4월 역시 관측 사상 세 번째로 더운 달을 기록했으며 평균 최고 기온이 35.3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폭염으로 냉방 사용량이 늘자 전력 수요가 크게 치솟았고 인도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고온으로 인해 밀농사에 타격을 받은 인도의 밀 수확량이 최대 40% 가까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인 밀 생산국인 인도 입장에서 이는 커다란 타격이다. 

파키스탄 역시 기온이 최고 47도까지 오르는 상황이 발생됐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 재난 당국은 히말라야 산맥 등 북부 지역의 빙하가 녹아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폭염과 같은 기후변화는 국가 전체에 막대한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오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 개개인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최근 기후우울증(Climate Depression)이나 기후불안증(Climate Anxiety)라 불리는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기후 대응에 실패한 현 상황에 대한 우울감과 심각한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지난해 9월 영국 배스대 등 6개 대학에서는 10개국에 거주하는 만 16~25세 청년 1만 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응답자의 60% 이상이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45%이상은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최근 기후우울증이나 기후불안증과 관련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많은 심리학자들이 이와 관련해 정식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위기로 인한 불안감, 우울증은 결국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그것은 바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많은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급증할수록 저출산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인 CNBC 역시 지난해 9월 이와 비슷한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공포로 많은 이들이 자녀 출산을 아예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며 저출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 2019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 미국인의 38%는 출산을 계획 할 경우 기후변화를 고려해야한다고 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엔젤레스(UCLA)연구팀은 지난 1931~2020년 데이터를 종합해 보니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한 뒤에는 출산율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부터 영국에서는 기후위기에 맞선 출산파업(Birth Strike)운동이 시작됐다. 영국의 사회 운동가이자 음악가인 블라이스 페피노가 이끄는 이 단체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영국 해리 왕자 역시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녀를 2명까지만 낳겠다고 언급했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환경 문제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후위기가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많은 커플이 자녀를 많이 낳게 될 경우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해야하며 이런 과정에서 대량의 탄소가 배출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산을 선택하지 않는 편이 기후위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7년 IOP사이언스에 게재된 스웨덴의 한 연구에 따르면 개발국 내 한 가족당 한 명씩 자녀가 줄어든다면 매년 저감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이 약 58.6톤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의 해결책이 저출산이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우리에게 닥친 기후위기는 인가 증가율이 주요 원인이 아닌 화석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발생되는 탄소가 문제라는 것이다. 

만약 아이를 적게 낳게 된다면 탄소 배출량은 줄어들지만 또 다른 문제인 고령화로 인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개인의 행동만으로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을 것이며 화석 에너지 산업 구조를 아예 바꿔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반론에도 불구하고 불평등한 경제적 구조와 기후위기가 겹쳐 자녀 출산을 꺼리는 비율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저출산과 고령화가 대표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의 한 기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당 기업은 최근 저출산과 고령화 대응을 위해 국가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각 인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번 세미나에서 저출산과 고령화 현황을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한들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기성세대가 기후위기를 방관한다면 현 세대의 기후우울증과 불안감은 더욱 증폭될 것이며 결국 출산율 감소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탄소배출을 줄여 탄소중립 ‘0’로 향할 수 있는 확실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언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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