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자연을 쉬게 하라” 환경미화원이 던진 강원도 개발의 화두

안영준 기자 발행일 2025-09-16 16:30:33 댓글 0
이재명 대통령이 춘천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만난 한 환경미화원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강원도의 자연과 도시 환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며 눈에 띄는 신시가지 관리에 치중하기보다 구도심과 골목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을 공격하지 않고 도시와 사람이 함께 숨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이날 회의장을 공감으로 가득 채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춘천을 방문해 네 번째 타운홀미팅 ‘강원의 마음을 듣다-함께 여는 관광 르네상스’를 주재하고 강릉 시민과 만났다. 

이날 원주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환경미화원은 “강원도에서 제일 자랑할 수 있는 게 자연경관이라고 하는데 자연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연이 많이 아프다. 쉬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자연 경관이 자원인 강원도에서 자원을 자꾸 망가트리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152만 명(관광객)이 와서 하루를 머물고 가는 게 아니라 52만 명이 3일을 머물다 가면 그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자연도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그는 “문체부장관님께서 (새로운 사업들을) 공격적으로 발굴하겠다고 했는데 저는 공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이재명 대통령의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 그는 “자연은 공격받아서 안 된다. 쉬어야 한다. 강원도의 자연은 충분히 강원도 자연 나름대로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공격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환경미화원은 이날 혁신도시 그리고 주거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신시가지, 사람들이 많고 교통량이 많고 눈에 띄는 곳을 치워주는 게 행정으로 봤을 때 칭찬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필요한 부분은 구도심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의 골목길, 집 앞까지 깨끗하게 치워주고 그들이 살 수 있는 주거환경 등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반대로 가고 있다”며 경제적 가치와 효율성의 문제를 언급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강원도 도민들의 수준이 높다는 생각을 한다. 공격적이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갑자기 공감됐다. 정말 정확한 지적을 한 것 같다”며 김윤덕 국토부장관에게 “무주의 덕유산을 엄청 좋아했는데 케이블카 생긴 다음부터 절대로 안 간다. 실제로 어떠냐”고 물었다. 김 국토부장관은 “변화가 있는 측면이 있다. 구체적인 수치는 모르지만 부정적이다. 다만 주변과 관계된 관광객과 연동되면 얘기는 달라진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덕유산은 신성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케이블카 만들면서 신비함이 사라졌다. 산을 열심히 갔는데 구두를 신은 사람이 나타나서 봤더니 케이블카가 있어서 다음부터는 절대로 안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결국 우리 도민들의 일반적 정서가 제일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이며 선택과 방향성의 문제를 짚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저도 사실 신도시를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구도심을 재개발하는 것에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투기적 요소가 있다”며 또 발생할 수 있는 부분들을 언급했다. 

단순히 개발과 보존의 선택의 문제를 넘어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다. 구도심 재개발이나 신도시 조성 모두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환경 측면에서는 기존 생태계와 자연의 균형을 해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효율성과 편리성만을 좇는 개발보다는 녹지 공간과 주민 생활환경을 함께 고려한 조화로운 재개발이 필요하다. 결국 환경 보호와 개발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두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앞서 언급된 신시가지 중심 청결 정책도 환경적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청결 문제가 아니라 도시 환경 관리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신시가지 중심의 관리가 경제적, 시각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반면 구도심의 오래된 주거지와 골목은 생태적, 사회적 가치가 있는 공간임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진다는 의미다. 결국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눈에 띄는 곳뿐 아니라 모든 지역에 균형 있게 관리되어야 하며 이는 주민의 삶의 질과 도시 생태계 보호와 직결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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