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국산위장 중국산CCTV 1만3천8백대 방치... 유출우려도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5-10-14 14:11:28 댓글 0
국산으로 위장해 국내 TTA 보안 인증까지 획득... 정보 유출 통로인 ‘백도어’ 설치 가능성
조달청 우수조달제품을 지정돼 대량 공공조달해... LH 1만3858대(150억원) 규모로 최대

이후 46대만 교체되고 나머지는 방치... 인천공항은 Y사 제품만 아니라 중국산 전량 교체



전국의 LH 아파트 단지 곳곳에 1만3천8백 대에 달하는 중국산 감시 카메라가 국산으로 위장해 설치‧운용되고 있어 정보 유출의 우려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충북 제천‧단양)이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산으로 위장한 중국산 감시 카메라가 전국 49개 지역 LH 아파트, 학교 등에 1만3812대가 설치되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산 위장 중국산 감시 카메라는 서울을 비롯해 인천‧고양‧판교‧성남‧화성동탄‧수원‧구리‧시흥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대구‧울산‧대전‧세종‧춘천‧고흥 등 전국 곳곳의 LH 사업지역에 설치돼 있다.

특히 건설‧매입 임대 및 행복 주택 단지의 출입구를 비롯해 지하주차장‧공동현관‧놀이터‧어린이집‧경로등‧택배함 등에 설치‧운용되고 있다. 심지어 LH가 택지 공급한 초‧중학교에도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LH 아파트 등에 설치된 중국산 감시 카메라는 정보 유출에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이들 카메라는 국산으로 위장하여 국내 보안 인증인 TTA 인증까지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TTA 인증은 정보 유출 통로인 ‘백도어’ 유무에 대한 테스트나 시험이 없다.

특히 보안 인증을 받더라도 펌웨어‧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시 ‘백도어’의 설치 위험이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다.

 

해당 감시 카메라를 공급한 업체는 Y전자로 2016~2021년 중국산 감시 카메라를 수입한 뒤 원산지를 ‘택갈이(원산지 변경)’해 군‧지자체‧공공기관 등에 671억원 규모를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산 카메라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이라 속여 조달청의 우수조달제품으로 등록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 지난 2021년 조달청 기획조사에서 위장 납품이 적발된 이후 2023년 대법원에서 업체 대표는 징역 4년 실형이 확정됐다.

 

Y전자가 조달 납품한 공공기관 중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총 1만3858대(150억원 규모)으로 가장 많았다. Y전자가 LH에 설치한 중국산 감시 카메라는 중국 텐디(TIANDY)사를 비롯해 다후아(DAHUA)사의 카메라 완제품을 수입하여 상표만 갈아 단 뒤 납품‧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Y전자는 화성동탄 아파트에 설치된 3대만 무상으로 교체하고 나머지 1만3800여 대는 그대로 운용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021년 정보 유출이 가능한 중국산 감시 카메라를 국산으로 위장 납품한 Y전자의 적발 사실을 전 부처 및 기관 등에 통보하고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토지주택공사는 Y전자 제품의 설치‧운용 현황 사실을 의원실에서 자료 요청을 하기 전까지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인천국제공항은 정보유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2023년 12월말 Y전자 제품을 비롯한 중국산 CCTV 876대를 전량 교체하였다.

 

엄태영 의원은 “전국 LH 아파트에 정보 유출의 우려가 높은 중국산 감시 카메라가 국산으로 위장해 1만3000대나 설치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입주민들이 알게 될 경우 극도의 불안에 휩싸일 것”이라며, “즉각 보안성이 높은 국산 감시 카메라로 전량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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