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로 가볍고 유쾌하게 더위를 날려버릴 책은 정대건 작가의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대' 다. 친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인 낡은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을 주민들이 직접 파헤치는 한국형 일상 미스터리 소설이다. 잔인하고 무거운 고어 장르의 스릴러와 달리, 톡톡 튀는 유머와 스피디한 전개가 돋보이는 코믹 스릴러의 매력을 자랑한다. 더위에 지쳐 복잡한 생각조차 하기 싫은 여름날, 페이지를 시원시원하게 넘기며 뇌를 식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다.
만약 광활하고 차가운 공간으로의 탈출을 꿈꾼다면 김초엽 작가의 단편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훌륭한 답안지가 된다. 대한민국에 SF 열풍을 일으킨 이 대표작은 끝이 보이지 않는 깊고 차가운 우주 공간과 얼어붙은 행성 등 시각적인 배경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각 단편이 가진 압도적인 흡입력은 후텁지근한 방 안의 공기를 순식간에 잊게 만들며, 독자를 저 멀리 외딴 은하계 한가운데로 공간 이동을 시킨 듯한 고도의 몰입감을 경험하게 한다.
정말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의 강력한 서늘함을 원한다면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을 추천한다. 피비린내 나는 아침, 침대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집 안에서 벌어진 참혹한 살인 사건의 흔적을 추적하며 지워진 밤의 기억을 맞춰가는 사이코패스 스릴러다. 작가 특유의 압도적인 서사와 거침없는 문체, 인간 본성의 어두운 심연을 파고드는 정교한 심리 묘사는 읽는 이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든다. 숨 막히는 긴장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에어컨이 필요 없을 만큼 오싹한 전율을 느끼게 된다.
문학 평론가들은 "여름철 몰입감 높은 스릴러나 SF 문학을 읽을 때 느끼는 긴장감과 상상력은 뇌를 자극해 실제로 체감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과도한 냉방기기 사용을 줄여 환경에 주는 부담을 덜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자원순환 관점에서도 매우 영리한 피서법이다. 이번 주말에는 에어컨 바람 대신 한 권의 책이 만들어내는 깊고 서늘한 문장의 그늘 속으로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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