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1000개 나눠준 서울교통공사…여름철 에너지 절약, 시민 실천으로 이어질까 ?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8-19 16:30:13 댓글 0
1~8호선 안내게시기 통해 9월 30일까지 절약 방법 홍보

폭염으로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여름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가 한국전력공사,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시민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나섰다.

공덕역에서 시민들에게 부채 1000개를 나눠주고 지하철 역사와 열차 안내게시기를 통해 생활 속 에너지 절약 방법을 알리는 방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채 배부와 홍보 영상만으로 에너지 절약 효과를 평가하기보다는 실제 시민들의 냉방기 사용 습관과 전력 소비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교통공사와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한국에너지공단 서울지역본부는 19일 오후 2시 서울 지하철 공덕역 대합실에서 대시민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여름철 에너지 절약 방법과 에너지캐시백 제도 안내가 담긴 부채 1000개를 배부했다.

“덜 쓰는 것에서 잘 쓰는 것으로”…생활 속 절약 홍보

이번 캠페인은 시민들에게 무조건 전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방식보다 일상생활에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부채에는 ‘여름철 에너지 절약 방법 3가지’와 주택용 전기 사용량을 줄일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에너지캐시백 제도가 소개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이와 함께 ‘절약의 전략, 덜 쓰는 절약부터 잘 쓰는 전략까지!’를 주제로 생활 속 에너지 절감 실천 방법을 영상으로 제작해 지하철 역사와 열차 행선안내게시기를 통해 송출하고 있다.

영상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소개된다.

매일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을 에너지 절약 홍보 공간으로 활용해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노출하겠다는 취지다.

폭염 때 중요한 것은 ‘하루 사용량’보다 ‘동시에 쓰는 전력’

여름철 에너지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폭염이 이어지는 오후 시간대에 가정과 상업시설, 사무실 등에서 에어컨 사용이 동시에 늘어나면 순간적으로 전력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 전력은 필요한 순간에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 만큼 특정 시간에 사용량이 한꺼번에 증가하면 전력 공급망에도 부담이 커진다.

따라서 여름철 에너지 절약 정책은 전체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의 사용량을 분산하는 방향도 중요하다. 시민 입장에서도 냉방 자체를 포기하기보다는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줄이는 방식의 현실적인 절약이 필요하다.

특히 폭염 상황에서는 고령층이나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계층에게 지나친 냉방 자제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에너지전문가 “부채 배부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소비 변화”

에너지 전문가들은 대중교통 공간을 활용한 캠페인이 많은 시민에게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캠페인의 실질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시민들이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절감 방법과 경제적 혜택을 함께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에너지전문가는 “여름철 전력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시민에게 무조건 전기를 적게 사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간대에,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면 전력망 부담과 가계 전기요금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어컨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방식은 폭염 상황에서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건강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냉방 효율을 높이고 사용하지 않는 조명과 전기기기를 끄거나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등 생활 속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특히 에너지캐시백과 같은 인센티브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 입장에서는 환경을 위해 전기를 아끼자는 메시지도 필요하지만 실제 전기사용량을 줄였을 때 요금 부담이 얼마나 감소하고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에게도 에너지 절약은 결국 ‘전기요금’ 문제

에너지 절약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거시적인 문제와 연결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달 부담해야 하는 전기요금과 직접 연결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냉방기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평소보다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시민들에게 단순히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가정에서 어떤 전기제품이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지, 사용시간을 얼마나 줄이면 요금을 어느 정도 아낄 수 있는지 등의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너지캐시백 제도 역시 이름만 알리는 것보다 가입 방법과 절감 기준, 혜택 등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정책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부채 1000개’보다 중요한 캠페인의 다음 단계

공덕역에서 나눠준 부채 1000개가 여름철 전력난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이번 캠페인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루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은 시민에게 에너지 절약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공 공간이다. 역사와 열차의 안내게시기를 활용하면 별도의 대규모 시설을 구축하지 않고도 상당수 시민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캠페인 이후 시민의 실제 전기사용량이 감소했는지, 에너지캐시백 참여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전력 피크시간대 사용량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매년 여름 반복되는 행사에 그친다면 부채와 홍보물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시민에게 정확한 절약 방법과 경제적인 보상을 함께 제공하고 실제 소비 변화까지 분석한다면 공공기관 캠페인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재난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여름철 전력 수요 급증 등 에너지 문제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지하철 이용 고객들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에너지 효율과 환경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여름철 에너지 절약의 핵심은 ‘덜 쓰자’는 구호 자체가 아니다. 시민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전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간대의 수요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평균 약 660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부채 1,000개 배부를 넘어 수백만 시민에게 에너지 절약 메시지를 전달하는 높은 홍보 효과가 기대될지.

이번 캠페인이 일회성 부채 배부 행사를 넘어 시민의 실제 전력 소비 습관을 바꾸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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