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에 배추값 흔들릴까…정부, 작년보다 한발 앞선 여름배추 안정대책 가동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7-02 19:09:51 댓글 0


올여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고되면서 여름배추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보다 방제와 비축, 보험 지원을 앞당기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기후변화로 반복되는 여름철 배추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방위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일 강원 태백시 매봉산 고랭지채소 재배단지를 찾아 여름배추 생육 상황을 점검하고 폭염과 집중호우에 대비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여름배추는 해발 400m 이상의 고랭지에서만 재배되는 대표적인 고랭지 작물이다. 그러나 폭염과 폭우에 매우 취약해 매년 생산량 변동폭이 크고, 작황이 나빠질 경우 소비자 가격도 급등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7~9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난해보다 대응 시기를 앞당기고 지원 규모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강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병해충 방제다. 강원지역에서 매년 피해가 증가하는 배추 씨스트선충에 대해 지난해보다 1개월 이상 앞당겨 공적 방제를 실시했다. 약제 공급과 방제 명령도 조기 시행하면서 피해 확산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농가 지원도 확대

올해 처음 시행되는 '농산물안정생산공급지원사업'을 통해 농약과 멀칭필름, 예비묘 250만 주를 지원하고 공동방제단 운영과 가뭄 대비 용수 확보까지 지원한다. 이는 단순한 재해복구가 아니라 생산 단계부터 안정적인 수확을 유도하기 위한 예방 중심 정책이라는 점에서 기존과 차별화된다.

특히 올해 처음 시범 도입된 '여름배추 수입안정보험'도 주목된다.

기존 농작물 재해보험이 자연재해 피해 중심이었다면 이번 보험은 생산량 감소와 가격 하락이 동시에 발생해도 평년 소득의 최대 85%까지 보전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채소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의 소득 안전망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정부의 비축 물량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봄배추 수매 비축량은 1만5천 톤으로 지난해보다 15% 이상 확대됐고, 추석 성수기에 대비한 여름배추 계약재배 물량도 5천 톤을 조기에 확보했다. 이를 포함한 정부 가용물량은 총 2만7천 톤으로 지난해보다 약 8% 증가했다.

여름철 작황 부진이나 가격 급등이 발생하면 도매시장 등에 즉시 공급해 시장 안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소규모 김치업체 지원도 강화

정부는 자체 저장시설이 부족한 중소 김치업체를 대상으로 7~9월 필요 시 정부 비축 배추 약 3천 톤을 공급해 원료 수급 불안을 줄이고 여름철 수요 집중도 완화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처럼 가격 급등 이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 단계부터 병해충 관리와 농가 경영 안정, 정부 비축 확대까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다만 농업계에서는 기후변화로 폭염과 집중호우가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단기 수급대책뿐 아니라 고랭지 재배 기반 확충과 품종 개발, 스마트 농업 확대 등 중장기 대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송미령 장관은 "최근 채소류 소비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농업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와 농협 등 관계기관도 제철 채소 소비 확대에 적극 협력하고,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여름배추를 생산하면서 적정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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