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기계 대신 염소·굴 투입 … 미국 지자체의 ‘생태계 맞춤형’ 이색 환경 정책

정이든 청년기자 기자 발행일 2026-08-20 10:01:02 댓글 0
미국 주요 지자체와 정부 기관들이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기술 대신 자연 생태계를 직접 활용하는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중장비를 동원한 제초 작업이나 화학 약품 살포 대신 염소를 방목해 산불 원인을 제거하고, 버려진 굴 껍데기로 해안 생태계를 복원하는 등 독특하면서도 실효성 높은 공공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캘리포니아의 산불 방지 특공대, '친환경 염소 부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미국 서부 지역 지자체와 미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 등 공공 기관들은 매년 반복되는 대형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염소 방목 프로그램(Targeted Goat Grazing)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 미국 지자체 산불 예방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염소들 (사진출처=USFWS)


산불은 지상에 바짝 말라붙은 풀과 잡목, 이른바 '연료(Fuel)'를 타며 순식간에 확산된다. 

경사가 급하고 암석이 많은 산악 지형은 예초기나 중장비 진입이 어렵고 인력 투입 시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 

이에 지자체들은 염소 무리를 투입해 산불의 매개체가 되는 잡목과 풀을 친환경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염소는 경사면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하며 하루에 1에이커(약 1,200평) 이상의 잡목을 먹어 치운다. 

소음과 탄소 배출이 발생하는 중장비와 달리 환경 오염이 전혀 없고, 염소가 발굽으로 땅을 밟으면서 씨앗을 흙 속으로 자연스럽게 심어주는 부수적인 토양 복원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뉴욕 항만을 살리는 '10억 개 굴 복원 프로젝트'  

뉴욕시와 뉴욕주 환경보존부(NYS DEC) 등 지자체 및 공공 기관들은 뉴욕 항의 수질을 개선하고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해 '10억 개 굴 프로젝트(Billion Oyster Project)'를 추진 중이다.


▲ 뉴욕 항 해안 생태계 복원 및 수질 개선 작업(사진출처=NYC Parks)


과거 뉴욕 항은 세계 최대의 굴 서식지 중 하나였으나,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과 과도한 채취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었다. 

뉴욕시는 지역 내 수백 개 레스토랑에서 배출되는 버려진 굴 껍데기를 수거·건조한 뒤, 이를 인공 암초 틀에 넣어 뉴욕 앞바다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굴 인공 서식지를 조성하고 있다.  

성체 굴 한 마리는 하루 최대 50갤런(약 190리터)의 바닷물을 여과하며 알게(이끼류)와 오염물질을 걸러낸다. 

굴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거대한 굴 암초(Oyster Reef)는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해 폭풍우로 인한 해안가 침식을 줄여주는 훌륭한 기후 회복력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연 생태계 인프라의 새로운 대안

미국 정부와 지자체의 이 같은 이색 정책은 고비용·고탄소 중심의 전통적 인프라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생태계 자체의 자정 작용과 상호작용을 활용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물과 미생물 등 자연 생태계를 공공 정책의 파트너로 활용하는 사례가 향후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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