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 새 출발…“공급 속도만큼 주거 안정·공공성 따져야”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8-20 10:48:37 댓글 0
‘주택공간 혁신 세미나’ 개최… 주택·도시공간·디지털 정책 집중 점검
주택정책 전문가 관점 “공급 물량 넘어 사업 속도·주거비 부담·공공성 함께 평가해야”

서울시의 주택 공급과 재개발·재건축, 청년 주거,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굵직한 도시 현안을 다루게 될 서울특별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가 전문성 강화를 앞세워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나섰다.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위원장 박승진)는 제12대 전반기 위원회 출범을 맞아 지난 8월 13일과 18일 양일간 서울시의회 별관 제2대회의실에서 ‘주택공간 혁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위원회의 정책 전문성을 높이고 서울시 집행기관과 주요 현안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단순한 업무보고를 넘어 서울 집값과 주택 공급, 재개발·재건축, 청년 주거 문제부터 대규모 도시개발과 인공지능(AI) 행정까지 서울시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정책을 시의회가 얼마나 전문적으로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신통기획·모아타운·청년안심주택… 서울 주택정책 집중 점검

세미나는 1일 차 소관 기관의 특성과 주요 사업에 대한 전문위원실 실무 브리핑, 2일 차 소관 기관의 주요 업무보고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위원들은 주택·부동산 관련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행정사무감사에서 점검해야 할 사항, 부서별 주요 현안의 쟁점과 위험요인 등을 살펴봤다.

특히 주택·공간·디지털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해 2일 차에는 서울시 주택실과 미래공간기획관, 디지털도시국이 참석해 사업 유형과 추진 절차, 전문용어, 주요 시정 현안 등을 설명하고 위원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주택실은 신속통합기획을 비롯해 모아타운·모아주택, 청년안심주택, 공공주택 및 주거복지 등 서울시의 주요 부동산·주택 정책을 보고했다.

미래공간기획관과는 도시건축디자인혁신,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용산국제업무지구, 서울대관람차 등 서울의 공간구조를 변화시킬 주요 사업의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

디지털도시국은 서울시 인공지능 행정혁신, 서울스마트라이프위크(SLW), 스마트 안전도시 등 관련 사업 현황과 추진 절차를 설명했다.

박승진 “집값·전월세·공급 속도 하나하나가 시민의 일상”

박승진 위원장(중랑3·더불어민주당)은 주택실 업무보고에서 “집값과 전월세, 공급 속도 하나하나가 시민의 일상이고 청년의 꿈”이라며 “시민의 주거 안정과 서민 주거사다리 복원, 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복지 사각지대 해소에는 여야·예산을 가리지 않고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원칙 없이 흔들릴 때는 가장 먼저 제동을 걸고 정책이 시민 곁에 닿는지 끝까지 확인하는 것이 의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한강변과 역세권 등 주요 부지의 공공성 있는 개발과 서울의 미래 상징이 될 랜드마크 조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스마트도시 조성 등에 대해서도 집행부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서울을 세계적 도시로 도약시키는 일에 의회도 한 팀이 되겠다”면서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공공이 지켜야 할 가치의 우선순위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전문가 관점 “공급 확대만으로 주거 안정 평가하기 어려워”

주택·부동산 정책 전문가들은 서울의 주택정책을 평가할 때 단순히 공급 목표 물량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속도, 사업성, 주거비 부담, 원주민 재정착률과 공공성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는 서울처럼 신규 택지가 부족한 도시에서 중요한 공급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계획 발표와 실제 공급 사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사비 상승이나 조합원 분담금 증가, 주민 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될 경우 공급 목표와 실제 입주 물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안심주택과 공공주택 역시 공급 호수뿐 아니라 청년과 무주택 서민이 실제 부담할 수 있는 임대료인지,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지 등을 정책 성과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한강변·역세권 개발과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대규모 개발사업에서는 개발이익과 도시 경쟁력뿐 아니라 교통·환경·기반시설 부담, 공공기여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결국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의 역할은 ‘개발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과 공급이 실제 시민의 주거 안정으로 연결되는지를 따져보는 데 있다는 것이다.

  ‘공급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이 실제 입주하는 집

서울 주택정책에서 ‘공급 확대’는 피하기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계획 단계에서 발표되는 공급 물량과 시민이 실제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정비구역 지정과 사업계획 수립, 인허가, 이주·철거, 착공을 거쳐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와 금리, 부동산 경기, 주민 갈등이라는 변수가 발생한다.

따라서 서울시의회가 확인해야 할 것은 서울시가 몇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느냐만이 아니다. 계획된 물량 가운데 실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곳은 얼마나 되는지, 지연되는 사업장은 왜 지연되는지, 최종적으로 시민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주택이 얼마나 공급되는지를 따져야 한다.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 서민에게 ‘주거 안정’은 정책자료 속 공급 숫자가 아니라 매달 부담해야 하는 월세와 전세보증금, 내 집 마련 가능성으로 체감된다.

동시에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한강변 개발 등 서울의 미래 공간을 결정하는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개발 속도 못지않게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개발된 도시공간은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세미나가 의미를 가지려면 행사 자체보다 이후 의정활동에서 그 결과가 나타나야 한다.

박승진 위원장이 밝힌 ‘날카로운 견제와 과감한 지원’ 역시 서울시 정책에 무조건 제동을 걸거나 반대로 집행부 정책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필요한 사업에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되 사업성과 공공성, 시민 부담에 문제가 있다면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따지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다.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는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부동산·주택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감시와 견제, 정책 지원을 통해 ‘시민이 체감하는 주거 안정’과 ‘미래 서울의 경쟁력 강화’를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주택·도시계획·디지털 분야의 견제·협치 의정 실현에 있어 이번 세미나가 주택공간위원회와 집행기관 간 긴밀한 소통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평가는 앞으로의 결과에 달렸다. 주택은 통계 속 공급 물량이 아니라 시민의 삶이고, 도시공간은 한번 결정하면 수십 년간 서울의 모습을 좌우한다. 서울시의회가 집행부와의 ‘협치’와 ‘견제’ 사이에서 얼마나 전문적인 판단을 보여줄지가 제12대 전반기 주택공간위원회의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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