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의원이 금융감독원 제출자료와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의 원화마켓 공개 API 거래대금을 분석한 결과,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 스테이블코인 누적 거래대금은 약 80조7,199억원으로 집계됐다.
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제출자료와 2025년 1월부터 2026년 8월 24일까지 각 거래소 공개 API의 일별 거래대금을 분석한 결과, 업비트·코인원·코빗·빗썸 등이 스테이블코인 또는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한 시점을 전후해 거래소별 시장점유율이 크게 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비트의 스테이블코인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당초 8월 9일 종료 예정이었으나 이후 8월 16일, 23일, 30일로 세 차례 연장됐다. 코빗 역시 미래에셋그룹 편입에 따른 사명 변경과 함께 24일부터 전체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1년간 무료로 전환하면서 거래소 간 수수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코빗 수수료 무료 이후 점유율 2.6%→22.6%
수수료 정책에 따른 시장점유율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준 사례는 코빗이다.
코빗은 2026년 1월 19일부터 4월 13일까지 ‘USDC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다. 민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이벤트 시행 직전 2.6%였던 코빗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은 행사 기간 평균 22.6%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벤트 종료 2주 만에 시장점유율은 3.0%로 하락해 사실상 이벤트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는 거래 수수료 정책이 이용자의 거래소 선택과 거래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업비트도 무료 이벤트 이후 26.3%→52.3%
업비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 7월 26일 시작된 업비트의 스테이블코인 수수료 무료 이벤트 이후 업비트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은 26.3%에서 52.3%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인원의 점유율은 40.7%에서 13.9%로 낮아졌다.
다만 이 기간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거래대금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던 만큼 점유율 변화 전체를 수수료 무료 정책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의원실의 설명이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 가상자산(비스테이블코인) 거래의 거래소별 점유율 변화는 최대 ±3.5%포인트 수준에 그쳐 스테이블코인 거래에서 상대적으로 큰 폭의 점유율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거래소 ‘수수료 0원’ 경쟁 본격화
거래소 간 수수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코빗은 미래에셋그룹 편입에 따른 사명 변경과 함께 8월 24일 오전 9시부터 원화마켓 전체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1년간 무료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코인원과 빗썸도 각각 8월 21일과 18일부터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하면서 거래소 간 경쟁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코빗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은 정책 시행 직전 일주일인 8월 17일부터 23일까지 평균 1.7%에 그쳤으나 시행 첫날인 24일에는 잠정치 기준 35.8%까지 상승해 같은 날 코인원(3.9%)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수치는 시행 첫날 일부 거래시간을 기준으로 산출된 잠정치인 만큼 이를 장기적인 시장점유율 변화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의원실의 설명이다.
“80조원보다 ‘실질적인 거래 수요’ 살펴야”
가상자산·금융시장 전문가 관점에서는 이번 자료에서 거래대금 규모 자체보다 거래가 형성된 배경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수료가 없어지면 동일한 자금으로 반복 거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낮아져 거래 횟수와 거래대금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거래대금 증가가 반드시 신규 이용자 증가나 스테이블코인의 실질적인 활용 확대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거래대금만으로 시장점유율을 평가할 경우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하는 거래소가 실제 이용자 기반이나 자산 보유 규모보다 시장 영향력이 큰 것처럼 나타나는 ‘착시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 건전성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거래대금뿐 아니라 실제 이용자 수, 순입금 규모, 스테이블코인 보유잔액, 거래 집중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수수료 경쟁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거래소 간 자본력 차이가 경쟁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규모 자본을 확보한 사업자는 일정 기간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펼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형 거래소는 같은 전략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병덕 “거래금액만 보면 시장 수요 판단에 착시”
민병덕 의원은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7개월 만에 약 80조원에 이르렀지만, 거래량이 일부 거래소와 특정 종목에 집중되고 수수료 정책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모습도 확인됐다”며 “거래소들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으로 시장점유율 경쟁을 무분별하게 벌이고 있는데, 이것이 이용자 수요를 판단하는 데 착시효과를 낳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건전한 경쟁은 금융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이지만, 과잉 경쟁은 아직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거래소들이 자율적인 규율을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80조원 시장’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왜 움직였느냐다
‘7개월간 80조원’이라는 숫자만 놓고 보면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거래소별 시장점유율이 수수료 정책 변화에 따라 크게 움직였다는 이번 분석은 거래대금이라는 숫자의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코빗 사례가 대표적이다. 수수료 무료 이벤트 시행 직전 2.6%였던 시장점유율은 행사 기간 평균 22.6%까지 상승했지만, 이벤트가 종료된 지 2주 만에 3.0%로 하락했다. 이용자가 특정 거래소에 정착했다기보다 거래비용에 따라 거래소를 빠르게 옮겼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거래대금만을 기준으로 특정 거래소의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거나 국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가 그만큼 확대됐다고 판단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경쟁구조다. 수수료 수입을 포기하고도 장기간 버틸 수 있는 거래소와 그렇지 못한 거래소 사이에는 자본력의 차이가 존재한다. 무료 수수료 경쟁이 장기화할 경우 서비스 안정성과 기술력, 이용자 보호보다 ‘누가 더 오래 무료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장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수수료 인하는 금융소비자의 거래비용을 낮추고 거래소 간 경쟁을 촉진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따라서 규제의 초점을 수수료 무료 정책 자체를 제한하는 데 두기보다는 시장점유율과 거래 활성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공통 기준과 투명한 공시체계를 마련하는 데 둘 필요가 있다.
결국 80조원이라는 거래대금이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실질적인 성장을 의미하는지, 수수료 경쟁으로 발생한 단기적인 거래 증가가 상당 부분 포함된 것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나 많이 거래됐는가’뿐 아니라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거래했는가’를 파악할 수 있는 시장 통계와 감독체계를 갖추는 것이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다음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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