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학교가 학생들만의 교육공간이라는 기존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의 문화·체육·돌봄 기능까지 담당하는 생활 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광재 의원(경기 하남시갑)은 21일 교육부가 주관하는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에 ‘하남교산지구 복합커뮤니티 건립’ 사업이 최종 선정돼 국비 약 240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대상지는 교산신도시 북부 천현동 63-2 일원으로 이전이 예정된 남한중학교다.
이번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남한중학교에는 교육시설뿐 아니라 수영장과 도서관, 다목적체육관, 생활문화센터, 돌봄·보육시설, 청소년 커뮤니티 공간, 지하주차장 등 학생과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생활SOC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단순히 학교 건물을 새로 짓는 사업을 넘어 학교를 중심으로 교육과 문화, 체육, 돌봄 기능을 한곳에 묶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문화·체육시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신장동과 덕풍동 등 하남 원도심 주민들에게 새로운 생활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학교복합시설은 학교 공간을 지역사회와 공유함으로써 별도의 공공시설을 각각 건립하는 데 따른 비용과 부지 문제를 줄이고, 학교를 지역공동체의 중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학교라는 교육공간에 불특정 다수의 주민이 출입하게 되는 만큼 학생 안전과 시설 관리, 운영비 부담 등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교육전문가 “좋은 시설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 안전과 운영 방식”
교육계에서는 학교복합시설의 취지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건립 이후의 운영체계를 사업 초기부터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육전문가는 “수영장과 도서관, 체육관, 돌봄시설 등을 학교와 연계하면 학생들은 다양한 교육시설을 가까운 곳에서 이용할 수 있고 주민 입장에서도 생활 인프라 접근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학교는 무엇보다 학생의 학습권과 안전이 우선되는 공간”이라며 “주민 이용시설과 학생 교육공간의 출입구 및 이동 동선을 명확하게 분리하고 외부인 출입관리, CCTV 등 안전관리 체계를 설계 단계부터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영 주체와 비용 부담 문제도 중요하다.
학교복합시설은 건립 자체보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시설을 누가 관리하고 운영비를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수영장처럼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가는 시설은 건립비 확보만으로 사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지자체와 교육청이 운영비와 시설관리 책임을 사전에 명확히 하고 학생 우선 이용시간과 주민 개방시간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광재 “학교복합화 지속 확대…교육·문화 인프라 국비 확보”
이광재 의원은 이번 사업을 자신의 선거 공약인 ‘공부하고, 일하고, 즐기고, 쉴 수 있는 복합커뮤니티 시설 건립’의 구체적인 성과로 평가했다.
이 의원 측에 따르면 당선 이후 교육부와 하남시, 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하며 복합시설 유치와 원도심 생활 인프라 확충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이 의원은 “최고의 학교와 함께 하남 원도심을 더 활력 넘치는 곳으로 만들겠다”며 “학교복합화 시설을 지속 확대하면서 하남의 교육과 문화 인프라 투자를 위한 국비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40억원 확보보다 중요한 것은 ‘10년 뒤에도 잘 쓰이는 시설’
이번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국비 ‘240억원’이다. 하지만 주민과 학생의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얼마를 확보했느냐보다 그 예산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실제 생활 속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되느냐다.
수영장과 도서관, 체육관, 문화시설, 돌봄시설을 한 공간에 넣는다고 해서 저절로 성공적인 복합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학교는 교육공간이고 주민에게는 생활공간이다. 두 기능이 제대로 결합하면 학교는 수업이 끝난 뒤 문을 닫는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공동체가 하루 종일 활용하는 생활 거점으로 변할 수 있다.
반대로 학생과 주민의 이용 동선이 뒤섞이고 시설별 관리주체가 불명확하거나 운영비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이용률이 떨어지는 시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수영장과 대형 체육시설은 건설비뿐 아니라 장기간 투입되는 유지관리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이번 사업의 평가는 준공식이 열리는 날이 아니라 시설이 문을 연 뒤 수년이 지나 학생과 주민들이 얼마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통해 내려질 것이다.
하남교산 복합커뮤니티시설은 신도시 개발과 원도심 생활 인프라 확충, 학교시설 개방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볼 수 있는 사업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국비 240억원 확보’라는 성과를 넘어 학생 안전과 주민 편의,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까지 세밀하게 설계하는 일이다.
학교를 크게 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가 오래도록 제대로 사용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하남교산의 새로운 실험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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