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가 이러한 정화조 악취 문제를 줄이기 위해 공동주택과 대형건물 등을 대상으로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한 결과 평균 92%의 저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등포구는 올해 초부터 악취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여의도·당산·양평·신길 등의 공동주택과 대형 상가·오피스텔 31개소를 선정해 악취저감시설 60대를 설치했다.
구에 따르면 정화조에서 발생하는 하수 악취는 오수가 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황화수소(H₂S) 등이 맨홀이나 빗물받이를 통해 외부로 배출되면서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이번에 설치한 시설은 오수가 모이는 배수조에 공기를 주입해 황화수소 발생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설치 이후 구가 악취 농도를 측정한 결과 대상지의 평균 악취 저감률은 92%로 나타났다. 특히 한 건물 정화조에서는 황화수소 농도가 설치 전 최대 62ppm에서 설치 후 측정 당시 0ppm까지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여의도의 한 건물 관리소장은 “건물 주변에서 발생하는 하수 악취 민원이 많았는데 악취저감시설 설치 이후 냄새가 줄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환경전문가 “92% 저감 의미 있지만 ‘0ppm=영구적 악취 제거’는 아니다”
환경 분야에서는 이번 결과가 도심 생활악취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특정 시점의 측정 결과를 장기적인 악취 제거 효과로 확대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환경전문가는 “황화수소 농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것은 악취저감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정화조와 하수관로가 밀집한 도심에서는 발생원 단계에서 악취를 줄이는 방식이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황화수소 발생량은 오수 유입량과 온도, 정화조 관리 상태, 계절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한 차례 0ppm이 측정됐다고 해서 악취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일정 기간 반복 측정해 효과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설 설치 이후에도 송풍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와 배관 상태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악취 민원 발생 현황과 실제 측정 데이터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시설 설치 실적보다 장기간 저감 성능을 유지하는 관리체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설치하고 끝내지 않는다…관리자 교육·사후관리 병행
영등포구 역시 시설 설치 이후 관리에 나서고 있다.
구는 지난 7월 건물 정화조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악취저감시설 설치 및 가동방법’ 교육을 실시했다. 설치된 장치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체계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악취저감시설 설치 신청 대상은 강제배출형 정화조가 설치된 건축물이다. 건물주가 환경과에 설치를 신청하면 현장조사를 거쳐 설치 적정 여부를 판단한 뒤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은 “악취를 줄이는 것은 쾌적하고 위생적인 생활환경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주민들의 작은 불편도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60대 설치’보다 중요한 것은 내년에도 냄새가 나지 않는가다
이번 사업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악취저감시설 60대를 설치했다는 숫자 자체가 아니다. 평균 92%라는 저감률 역시 사업의 최종 성적표라고 보기에는 이르다.
생활악취 문제는 시설 하나를 설치했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화조 내부 환경은 계절과 기온, 오수 유입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시설이 노후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저감 효과 역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려면 설치 직후의 수치뿐 아니라 6개월, 1년 후에도 비슷한 저감 효과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주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변화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악취 농도 측정 결과와 함께 해당 지역의 악취 민원이 설치 전후 얼마나 감소했는지 비교한다면 정책 효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여의도·당산처럼 대형건물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개별 건물 정화조 관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하수관로와 맨홀, 빗물받이 등 주변 시설과의 연계 관리도 필요하다.
결국 도심 악취 대책은 ‘시설 몇 대를 설치했느냐’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얼마나 오래 효과가 유지됐는지, 실제 민원이 얼마나 줄었는지, 문제가 다시 발생했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
영등포구가 발표한 평균 92%의 저감률은 의미 있는 출발점이다. 이제 행정이 보여줘야 할 것은 ‘설치 실적’이 아니라 시민들이 거리에서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속적인 생활환경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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