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위생법 위반 이력·식중독 발생 시설 등 집중점검…적발률 약 3.2%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8-25 17:11:42 댓글 0
소비기한 경과 제품·건강진단 미실시·보존식 미보관 등 기본수칙 위반 여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과거 식품위생법을 위반했거나 식중독 발생·의심 신고 이력이 있는 위생 취약시설을 집중 점검한 결과 219곳 가운데 7곳에서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전체 점검 대상의 약 3.2%다.

적발률 자체만 놓고 높고 낮음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번 점검 대상에 과거 위반 이력이 있는 업체 등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반복적인 위생점검이 실제 재발 방지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식약처는 지방정부와 함께 지난 7월 20일부터 31일까지 식품위생법 위반 이력이 있는 업체 등 총 219곳을 대상으로 위생점검을 실시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7곳을 적발하고 관할 지방정부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위반업체 등 세부현황

이번 점검 대상은 과거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집단급식소 식품판매업체를 비롯해 식중독 발생 또는 의심 신고 이력이 있는 학교 외 집단급식소, 학교에 대량 조리 음식을 급식 형태로 이동·공급하는 식품 제조·가공업체 등이다.

소비기한·건강진단·보존식…여전히 ‘기본수칙’에서 적발

주요 위반사항은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 보관 2건,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2건, 건강진단 미실시 2건, 보존식 미보관 1건,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1건이다.

적발된 업소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정부가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실시하고 처분 후 6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적발 내용 상당수가 고도의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소비기한 확인이나 종사자 건강진단, 보존식 보관 등은 식품업체와 집단급식소가 일상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기본적인 위생수칙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위반 이력이 있는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점검에서 다시 이러한 문제가 확인됐다는 것은 현장의 자체 위생관리와 행정기관의 사후관리가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76건 수거검사…66건 적합·10건 검사 중

식약처는 조리식품과 조리기구 등 총 76건을 수거해 식중독균 오염 여부도 검사했다.

현재까지 검사가 완료된 66건은 기준·규격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10건은 검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점검과 함께 관련 영업자를 대상으로 대량 조리 음식과 캠필로박터 식중독 예방수칙, 도시락 조리업체 주의사항 등에 대한 교육·홍보도 실시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위생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식중독 예방 점검과 교육·홍보를 지속해 식품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보다 나아졌나…현재 자료만으로는 비교 어려워

이번 발표에서 아쉬운 부분은 지난해와 비교해 위생 수준이 실제로 개선됐는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올해는 219곳을 점검해 7곳을 적발했지만, 제공된 자료에는 지난해 동일한 대상과 기준으로 실시한 점검의 업체 수와 적발 건수, 적발률이 제시돼 있지 않다.

단순히 전년도 전체 위생점검 실적과 비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점검 대상과 선정 기준이 다르면 적발률을 직접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매년 위생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면 ‘몇 곳을 점검했고 몇 곳을 적발했다’는 결과뿐 아니라 동일·유사 점검의 연도별 적발률과 주요 위반 유형, 재적발률 등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점검을 반복한 결과 현장의 위생 수준이 실제로 개선되고 있는지 국민도 확인할 수 있다.

왜 반복되나…‘점검하는 날’보다 평상시 관리가 중요

식품위생점검의 구조적인 한계도 살펴봐야 한다.

행정기관이 모든 급식시설과 식품업체를 매일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정기·수시 점검 사이의 기간에는 사업자의 자체적인 위생관리가 작동해야 한다.

문제는 점검 당시 지적사항을 개선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관리가 다시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력 교체가 잦거나 소규모 사업장처럼 위생관리 전담인력을 두기 어려운 곳에서는 관련 규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위반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이 크지 않다면 일부 사업자에게 행정처분이 충분한 억제력으로 작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따라서 반복 위반업체에 대해서는 일반 사업장과 동일한 방식으로 점검하기보다 점검 주기를 단축하거나 불시점검을 확대하고, 이전에 적발된 사항이 실제로 개선됐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219곳 점검보다 중요한 숫자는 ‘다시 걸린 업체가 몇 곳인가’?

식품위생점검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비슷한 문장이 등장한다. ‘몇 곳을 점검해 몇 곳을 적발했고 행정처분을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국민 입장에서 정말 궁금한 것은 따로 있다.

지난해보다 위생상태가 좋아졌는가. 그리고 한 번 적발된 업체가 다시 같은 잘못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번 점검에서 219곳 가운데 7곳이 적발됐다. 약 3.2%다. 이 숫자만으로 식품위생 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 숫자다.

7곳 가운데 과거에도 적발된 업체가 몇 곳인지, 같은 위반사항으로 다시 적발된 곳은 없는지, 이전 행정처분 이후 얼마 만에 다시 문제가 발생했는지 등이 공개돼야 점검의 실효성을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점검 대상 자체가 과거 식품위생법 위반 이력 업체와 식중독 발생·의심 신고 시설 등을 중심으로 선정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미 한 번 문제가 있었던 시설이라면 일반 사업장보다 더욱 철저한 사후관리가 요구된다.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을 보관하거나 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고,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는 문제는 새로운 유형의 식품안전 위험이라고 보기 어렵다. 기본적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형식적인 점검을 줄이는 방법도 결국 여기에 있다.

몇 명의 공무원이 몇 곳을 방문했는지를 실적으로 삼기보다 재위반율이 얼마나 낮아졌는지, 이전 지적사항이 실제로 개선됐는지, 식중독 발생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성과지표로 삼아야 한다.

반복적으로 적발되는 업체에는 불시점검과 재점검을 강화하고, 위반 유형과 개선 결과까지 추적할 필요가 있다.

점검의 목적은 위반업체를 많이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다음 점검에서는 같은 위반이 나오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식품안전 행정도 이제 ‘몇 곳을 점검했느냐’에서 ‘점검 이후 얼마나 달라졌느냐’​로 평가 기준을 바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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