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사라지는데 ‘부산 허브’는 남을까…김대식 “통합 진에어 본사 부산으로”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8-25 16:26:53 댓글 0
LCC 3사 통합 2027년 3월 추진…에어부산 독립법인 역사 속으로
[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이 본격화하면서 부산의 지역 거점항공사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어부산이라는 독립법인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단순히 통합 항공사의 부산 노선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가덕도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실질적인 ‘세컨드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김대식 의원(사진)은 2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부산지역 국회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진에어 본사의 부산 이전과 가덕도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실질적인 거점항공사 구축을 촉구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지난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3사 간 합병을 승인하고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합병은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는 12월 임시 주주총회와 항공사업법상 합병 인가 등 후속 절차를 거쳐 2027년 3월 17일 ‘통합 진에어’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자산과 부채, 권리·의무, 고용 및 법적 지위를 승계하게 된다.

김대식 “에어부산 사라진다고 부산 거점 기능까지 사라져선 안 돼”

김 의원은 통합 과정에서 부산의 지역 거점항공사 기능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시와 지역 상공계가 함께 출자하고 지역사회와 성장해 온 에어부산의 독립법인이 사라지는 만큼 가덕도신공항 시대를 뒷받침할 새로운 거점항공사 체계를 통합 과정에서 확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특히 산업은행의 책임을 거론했다.

산업은행은 2020년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한진칼과 8천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LCC 3사의 단계적 통합과 함께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한 세컨드 허브(Second Hub) 구축’과 여유 기재를 활용한 지방공항 출·도착 노선 확대를 통합에 따른 기대 효과로 제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현재도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대한항공도 부산 거점항공사의 역할을 언급한 바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25년 3월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을 기반으로 한 에어부산의 특수성을 설명하면서 통합 이후 진에어가 부산에서 에어부산 이상의 역할을 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산업은행에 2020년 제시했던 지방공항 세컨드 허브 구축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에는 통합 진에어 본사의 부산 이전과 함께 경영·노선 기획, 기단 배치, 운항·정비 기능, 지역 고용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부산 거점항공사 구축 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와 국토교통부에는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산업은행과 대한항공, 진에어, 부산시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산업은행은 2020년 지방공항 세컨드 허브를 약속했고 조원태 회장은 2025년 진에어가 부산에서 에어부산 이상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며 “에어부산의 이름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부산의 거점항공사 기능까지 함께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진에어 본사의 부산 이전은 단순히 본사 간판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다”며 “노선과 기단, 운항과 정비, 일자리가 함께 와야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공전문가 “본사 이전보다 실제 운항기능 배치가 중요”

항공산업 전문가 관점에서는 지역 거점항공사의 실질적인 기능을 판단할 때 법인 본사의 소재지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사의 지역경제 기여도를 결정하는 핵심은 해당 공항에서 얼마나 많은 항공기를 상시 배치하고 국내·국제선 노선을 운항하는지, 운항승무원과 정비인력 등 전문인력을 얼마나 고용하는지에 있기 때문이다.

통합 진에어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하더라도 주요 의사결정과 노선 기획, 항공기 배치, 정비 기능 등이 수도권에 집중된다면 실질적인 지역 거점항공사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본사 소재지가 부산이 아니더라도 가덕도신공항에 충분한 항공기를 배치하고 장거리 국제노선과 환승노선을 확대하며 정비·운항 기능과 일자리를 구축한다면 실질적인 허브 기능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또한 항공사 입장에서는 지역균형발전뿐 아니라 노선 수요와 수익성, 항공기 운영 효율성도 고려해야 한다. 정치적 요구만으로 노선과 기단을 배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항공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부산 거점항공사 구축 논의는 ‘본사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넘어 가덕도신공항에서 몇 대의 항공기를 운영할 것인지, 국제선 노선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지, 정비·운항 인력을 얼마나 배치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부산 본사’ 간판보다 중요한 것은 비행기가 어디에서 뜨느냐다

에어부산은 단순히 부산이라는 이름을 붙인 항공사가 아니다. 부산시와 지역 기업들이 출자에 참여했고 김해공항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는 점에서 부산 지역사회가 느끼는 상징성도 적지 않다.

그런 에어부산이 통합 진에어에 흡수되면서 독립법인으로서 사라지게 된다면 지역사회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하나다.

“에어부산이 사라진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인가.”

김대식 의원이 통합 진에어 본사의 부산 이전을 요구하는 것도 이러한 우려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세컨드 허브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본사 주소는 부산인데 항공기와 정비시설, 주요 국제노선과 의사결정 기능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면 ‘부산 거점항공사’라는 표현은 이름뿐인 결과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부산에 충분한 기단을 배치하고 가덕도신공항을 출발점으로 하는 국제노선을 확대하면서 운항·정비 인력과 관련 일자리를 확보한다면 지역경제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산업은행의 역할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20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한 세컨드 허브 구축을 기대 효과로 제시했다면 이제는 그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시점이다.

단순히 지방공항 노선을 몇 개 늘리는 것이 세컨드 허브인지, 일정 규모 이상의 항공기와 국제노선, 환승체계, 정비·운항 기능까지 갖추는 것을 의미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부산 정치권 역시 본사 이전이라는 상징성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항공사에 무조건적인 이전을 요구하기에 앞서 부산과 가덕도신공항이 통합 진에어에 어떤 경제적 이익과 성장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도 제시해야 한다.

결국 가덕도신공항이 ‘대한민국의 세컨드 허브’가 될 수 있느냐는 간판이 아니라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가덕도에 몇 대의 항공기가 상시 배치되는지, 몇 개의 국제노선이 개설되는지, 정비·운항 인력을 얼마나 고용하는지, 환승객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실제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

본사 주소를 부산으로 옮기는 것은 시작일 수 있다. 그러나 진짜 거점항공사는 주소가 아니라 노선과 비행기, 사람과 일자리가 어디에 있느냐로 결정된다.

에어부산의 이름이 사라지는 지금, 산업은행과 대한항공이 과거 언급했던 ‘세컨드 허브’가 구호에 머물지 않을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으로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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