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농협 안팎에 따르면 현재 내부에서는 농협중앙회가 광주·전남으로, 금융 계열사가 부산으로, 일부 투자은행 기능이 전북으로 각각 분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돌고 있다. 구체적인 정부 방침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지방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농협 내부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일부 임직원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의 배경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체제의 대정부 협상력 약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강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수사 등이 불거지면서 정부와의 협상에서 농협의 입지를 스스로 좁힌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 농협 관계자는 “이전 문제가 현실화할 경우 단순히 본사 건물 하나를 옮기는 문제가 아니다”며 “조직과 인력, 금융 계열사 간 업무 연계, 부동산 자산까지 모두 다시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농협이 최근 대규모 비용을 투입해 수도권 금융 거점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농협은 약 9000억원을 들여 서대문 금융타운을 조성했다. 본사와 주요 금융 기능이 지방으로 분산될 경우 이 같은 대규모 투자의 활용도와 중장기 전략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디타워를 비롯한 대형 부동산 자산의 공실 가능성도 내부에서 우려하는 대목이다. 핵심 금융 인력이 지방으로 이동하면 수도권에 남는 업무 공간의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고, 반대로 지방에는 새로운 사옥과 업무 인프라를 마련해야 해 이중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 내부에서는 과거 양재동 사옥 매각의 악몽을 떠올리는 분위기도 있다. 김대중 정부 당시 농협은 양재동 신사옥을 매각했다. 당시 농민과 농촌의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사옥을 보유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됐고 결국 사옥을 처분했다. 이후 양재동 일대 부동산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농협으로서는 아쉬운 자산 매각 사례로 남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 정책에 따라 본사 기능을 지방으로 옮기고 수도권 자산을 처분하거나 활용도를 낮출 경우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기회비용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지방 이전 논의는 강 회장 체제의 리더십과 대정부 대응력을 다시 시험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책적으로 지방 이전이 결정될 경우 농협으로서는 정부 방침을 따르는 것과 별개로 금융기관으로서의 효율성과 기존 투자자산의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농협처럼 전국 단위 조직을 가진 기관의 지방 이전은 정치적 명분만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이미 투입한 막대한 자산과 금융 계열사 간 업무 효율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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