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규모는 상당하다. 연구진은 모두 1006회의 잠수조사를 실시했고, 어류 조사 440회, 산호초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포토모자이크 조사 420회, 해저 생물 피복을 확인하는 사진조사 550회를 진행했다. 수질 시료 261개를 채취하고 수온기록장치 110개를 설치했으며, 석회화와 생물침식 정도를 측정하는 장비도 함께 운용했다. 밤에는 어린 물고기와 유생을 확인하기 위한 표본 채집도 139차례 실시했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단순히 ‘산호가 얼마나 하얗게 변했는지’를 세는 데 있지 않다. 같은 고수온을 겪어도 어떤 산호초는 큰 피해를 입고, 어떤 지역은 상대적으로 견디거나 다시 회복한다. 연구진은 산호 피복률과 어류 군집, 수온·수질, 석회화와 침식 자료를 함께 분석해 지역별 회복력 차이를 추적한다. 수천 장의 사진으로 만드는 3차원 산호초 모델은 같은 지점을 과거 조사와 비교해 산호 군락의 실제 구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이 조사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직전의 전 지구적 산호 백화가 있다. NOAA Coral Reef Watch는 2023년 초부터 2025년 중반까지 이어진 제4차 전 지구 산호 백화 사건이 관측 이래 가장 광범위했다고 평가했다. 2023년 1월부터 2025년 9월 말까지 전 세계 산호초 면적의 약 84.4%가 백화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의 열 스트레스에 노출됐고, 최소 83개 국가와 지역에서 대규모 백화가 보고됐다. 직전 최대였던 2014~2017년 사건의 68.2%를 크게 넘어선 규모다.
산호 백화는 산호가 곧바로 죽는 현상은 아니다. 바닷물이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지면 산호는 몸속에 공생하던 조류를 내보내면서 흰 골격이 드러난다. 수온이 내려가고 다른 스트레스가 줄면 다시 회복할 수 있지만, 고수온이 오래 지속되거나 짧은 간격으로 반복되면 에너지 부족과 질병에 취약해져 폐사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산호초의 미래는 한 번의 백화 규모뿐 아니라 다음 해양 열파가 오기 전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장기 관측에서도 이런 우려가 확인된다. 글로벌산호초모니터링네트워크(GCRMN)가 지난달 공개한 ‘세계 산호초 현황 2025’는 124개 국가·지역 3만6886개 지점의 2100만 건 이상 관측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 세계 경산호 피복률은 과거 기준보다 약 9.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7~2019년에는 약 6%의 상대적 회복도 관측됐다. 해양 열파 사이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산호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고수온 사건의 간격이 짧아질수록 이 회복 창구가 좁아진다는 의미다.
앞으로의 변수는 다시 강해지고 있는 엘니뇨다. NOAA Coral Reef Watch가 지난 10일 공개한 전망에 따르면 엘니뇨가 강화되고 있으며 올해 가을과 겨울에 ‘매우 강한’ 사건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90%를 넘는다. 적도 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일부 산호초는 다시 열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다. 다만 실제 백화 정도는 지역별 수온과 해류, 구름, 태풍, 수질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NOAA는 이번 조사 자료를 정리해 약 1년 뒤 주요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3년 주기로 같은 섬과 산호초를 찾아 장기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산호초는 어류의 산란·성장 공간을 제공하고 연안어업과 관광을 떠받치며 파도 에너지를 줄여 해안을 보호한다. 이번 조사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최악의 기록’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기록적인 백화를 겪은 태평양 산호초가 실제로 얼마나 회복했고 어떤 지역이 더 취약한지를 장기 자료로 확인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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