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의 진화, 저도주→과일주→탄산주…‘꽃향주’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6-09-08 13:52:35 댓글 0

소주 시장이 애주가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류 제조업체 보해양조가 꽃향기가 나는 소주를 제조중에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소주에 과일향이 나는 과일주는 일반적이지만 꽃향기는 생소하면서도 차별화된 맛을 기대하게 한다.


보해양조는 지난 7일 프랑스 조향회사인 IFF(Interna tional Flavors & Fragran ces)와 협력해 향기 나는 소주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IFF는 불가리·캘빈클라인 등에 향수 원액을 공급하는 세계 3대 조향회사다.


보해는 새로운 종류의 소주를 개발하기 위해 1년 전부터 해외 주류 시장 트렌드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위스키에 주목했다. 위스키는 알코올 도수가 높지만 향이 좋기 때문에 역취가 없고, 목넘김이 부드럽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이 점에 착안해 보해양조 연구팀은 소주에 향을 입히기로 결정한 후 ‘R프로젝트’란 명으로 소주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프로젝트 이름(R)은 장미(Rose)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장미 추출액을 넣었기 때문이다. 제품 개발이 쉽지는 않았다. 추출액은 장미꽃 3500㎏을 수확해서 압축하면 고작 1㎏정도만 얻을 수 있는데다 전량 프랑스에서 수입해야 했다. 원가 상승 요인인 셈이다. 추출액 함량에 따라 향의 강도 뿐 아니라 느낌까지 달라지기 때문에 수많은 시행 착오를 겪은 후에 최적의 함량을 찾아냈다.


보해 관계자는 “원가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처음 시장에 소개하는 만큼 출고가는 일반 소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민의 술 ‘소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신을 거듭해왔다. 2006년 무학의 ‘좋은데이’가 16.9도라는 순한 소주를 출시한 이래로 탄산주, 과일주 등 독특한 소주들이 등장했다.


신호탄이 된 제품은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다. 지난해 3월 롯데주류가 과일소주를 선보이자 타 업체에서도 우후죽순 13~16도의 저도주의 과일소주를 쏟아냈다. 무학의 ‘좋은데이’ 유자·석류·블루베리(5월 출시)에 이어 금복주의 ‘상콤달콤 순한참’, 대선의 ‘C1 블루 자몽’,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 등이 대표적이다.


탄산을 첨가한 소주도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보해의 ‘부라더 소다’를 시작으로 올해 초 하이트진로 ‘이슬톡톡’, 롯데주류 ‘순하리 소다톡’, 무학 ‘트로피칼 톡소다’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특히 이슬톡톡은 지난 3월 출시 후 4개월 만에 2000만병 판매를 돌파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젊은 층과 여성은 소주 특유의 향과 맛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가 낮다”면서 “향과 맛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이 싼 소주가 속속 나오며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올 1~5월 소주 생산량(과일소주 포함)은 지난해 동기 대비 0.4% 늘어난 58만1563병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소주 기반의 칵테일 제품들이 나오면서 소주 시장 전체가 성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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