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부품 재고 3.2조 원... 핵심 ‘Q등급’ 부품은 단종ˑ결품 다수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5-10-28 23:06:52 댓글 0
일반부품은 창고에 넘치는데, 안전 핵심 부품은 결품 방치… 예산 낭비와 안전 리스크 동시 발생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원전 안전에 필수적인 Q등급 핵심 부품의 생산 중단과 결품 사태를 방치한 반면, 불필요한 일반 자재를 과잉 발주해 창고
 
를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핵심은 품절, 비핵심은 과잉 관리되는 심각한 불균형이다.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오세희 의원(사진)은 28일, 한수원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8월 기준 전체 부품 재고는 3조 2,233억 원에 달하지만, Q등급 부품 중 단종 288종, 결품 34종이 확인됐다”며 “핵심 안전 부품 공급 안정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의 부품 재고는 최근 5년간 매년 2천억 원 이상 증가했다. 이 중 10년 이상 장기 재고만 3,997억 원에 이르며, 사용되지 않은 부품을 수천억 원어치 보유 중이다. 최근 5년간 자재 발주 대비 실제 사용률도 평균 68%로, 불요불급한 발주가 지속됐다.

 

반면, 원전 안전과 직결되는 Q등급 부품은 공급 불안이 심각했다. Q등급 자재는 전체 재고의 절반 이상인 1조 7,099억 원 규모지만, 생산이 중단된 단종 품목 288종, 재고 ‘0’ 결품 품목 34종이 존재했다. 이는 원전 운영의 핵심 부품 공급망 관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품질 관리 부문도 허술했다. 품질보증 서류 미비 등으로 발행된 자료보완요구서(DDN)은 최근 5년간 1,842건이며, 이 중 203건이 여전히 미결 상태로 남아 미결 금액만 837억 원에 달했다. 이 중 ‘품질 서류 위변조 검증(CFSI)’ 관련이 382억 원으로 가장 컸고, 대부분 해외 공급사에서 발생해 국제 품질 검증 체계 부실이 드러났다.

 

오세희 의원은 “한수원이 수요예측 실패로 불필요한 자재는 과잉 발주하면서, 정작 핵심 안전 부품은 결품 상태에 놓인 것은 명백한 관리 실패”라며 “Q등급 부품의 단종·결품 관리와 품질보증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핵심 부품 공급 안정화와 수요예측 시스템 고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의원은 “예산 낭비와 안전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국민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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