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지만 농축산물은 3.5% 하락했다고 밝혔다.
농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6.7% 하락했다. 최근 강우와 폭염에도 전반적인 작황이 양호했고 배추와 토마토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내려간 것이 전체 농산물 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전체 평균만으로 소비자가 실제 시장에서 느끼는 물가 부담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주식인 쌀은 2025년산 생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쌀 가격은 올해 1월부터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 7월 2일부터 20㎏당 6만1천 원 수준에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쇠고기도 한육우 사육 마릿수와 도축 가능 물량 감소에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생산량 감소, 환율 부담까지 겹치면서 높은 가격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계란 역시 가축전염병 등에 따른 공급 감소로 가격이 높은 수준을 형성했다. 8월 들어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산지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실제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로 소매가격 안정이 빠르게 나타나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8월 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5%, 외식 물가는 2.7% 각각 올랐다. 원재료와 포장재, 유류비, 환율 등 생산·유통비용 상승이 누적되면서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먹거리 부담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 구조다.
농식품부는 세제·자금 지원과 업계 협의를 통해 가격 인상 품목과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할인·판촉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쌀과 한우 등에 대해서도 할인 지원을 실시하고 계란은 추석 성수기까지 수입 신선란 공급과 납품단가 인하를 병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대책이 할인 지원이나 단기 공급 확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할인행사는 행사 기간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정부 지원이 끝난 이후에도 가격 안정이 지속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농업·유통 전문가들은 농축산물 물가를 평가할 때 전체 평균 상승률만 제시하기보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주요 품목의 실제 소매가격과 산지·도매·소매 단계별 가격 변화를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농업전문가는 “농산물 가격은 품목별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일부 품목의 큰 폭 하락이 전체 평균을 낮출 수 있다”며 “정부가 농축산물 물가가 안정됐다고 평가하려면 쌀과 축산물, 계란 등 소비 빈도가 높은 품목에서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가격이 얼마나 내려갔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지가격이 하락했는데도 소비자가격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다면 유통비용과 유통마진 등 어느 단계에서 가격 하락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지 점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가 밝힌 ‘농축산물 3.5% 하락’이라는 수치 자체는 공식 통계에 따른 결과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국민의 먹거리 부담이 줄었다고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배추나 토마토 가격이 내려 전체 평균을 낮추더라도 쌀과 쇠고기, 계란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식품과 외식 가격까지 상승한다면 소비자가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정부가 제시하는 평균 통계와 다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정부 정책의 성과는 ‘할인을 얼마나 지원했느냐’보다 실제 시장가격이 얼마나 안정됐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최근 농축산물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추석 명절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수급 상황을 꼼꼼히 살피고 가격 불안 요인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가 말하는 ‘물가 안정’이 국민이 체감하는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평균 물가지수 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산지가격과 도매가격의 하락이 실제 소매가격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추적하고, 유통비용과 가격 결정 구조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발표 속 숫자가 내려가는 것과 시장에서 소비자가 지갑을 열 때 느끼는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농식품 물가정책의 성과 역시 통계상의 하락률보다 국민의 장바구니에서 확인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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